경북도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제조 AI 전환, 농업·산림·관광 대전환, 정책금융을 활용한 투자혁신 등 새로운 지방시대 정책을 통한 민선 9기 발전전략을 확정했다.

지방의 농업과 산림, 관광 등 국토의 가치를 높이는 국토 밸류업 정책과 일자리를 통해 소득 및 성장을 보장하는 일자리 기본사회가 핵심 가치다. 여기에 정책금융을 활용한 민간투자 활성화로 관광과 산업 등 지방의 성장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실험에도 나선다.
민선 9기 경북도가 산업, 민생, 공동체, 공간 대전환 등 4대 대전환을 추진한다. 이전 10주년을 맞은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조감도). /경북개발공사 제공
민선 9기 경북도가 산업, 민생, 공동체, 공간 대전환 등 4대 대전환을 추진한다. 이전 10주년을 맞은 경북도청 신도시 전경(조감도). /경북개발공사 제공
2018년 민선 7기 경북지사로 취임한 이철우 경북지사는 망국적인 경제의 수도권 집중 해소를 위해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로 ‘지방시대‘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했다. 경북의 농업소득을 3배 이상 증가시킨 농업대전환과 산림대전환, 저출생 극복 등의 정책이다. 특히 지난해 경북 북부권 대형 산불 이후 제정한 산불특별법은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국토 밸류업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불특별법을 통해 마련한 산림투자선도지구 제도를 통해 최근 풍산그룹의 골프장 등 복합리조트 투자유치 등 민간기업의 투자유치를 끌어내며 민선 9기 출범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미 김천 칠곡 권역 산업역량 전국 22위

경북도와 포항시, 칠곡군이 전기선박과 모듈형 저속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와 포항시, 칠곡군이 전기선박과 모듈형 저속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경북도 제공
인구와 경제의 수도권 집중 속에 경북도는 고령화, 청년 유출, 지역 산업경쟁력 약화를 동시에 경험하며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2025년 기준 고령화율 25.2%로 전국 2위,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감소지역이 15곳으로 역시 전국 2위다.

권역별 산업경쟁력도 낮아지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역별 산업역량(2020년 기준)은 전국 69개 산업경제통계 권역 가운데 구미 김천 상주 칠곡권역은 22위, 경산 영천 청도권역은 25위, 경주 영덕 울릉 포항권역은 52위, 문경 봉화 영양 예천 의성 청송 등 북부권은 최하위 수준인 65위로 평가됐다. 구미 김천권과 경산 영천권은 2017년보다 후퇴했다. 이처럼 산업역량이 쇠퇴하면서 지난 10년간 경북도의 청년인구는 20만 명이 빠져나가 청년인구 50만 명이 붕괴했다. 전자와 철강 등 주력산업이 침체했지만, 미래 신산업이 아직까지 제대로 육성되지 못해 고용불안이 심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발표된 대한민국 3대 대도약 프로젝트에서 대구경북이 패싱당했다는 분위기는 경북도에 닥친 이런 위기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산업대전환 등 4대 대전환 정책 추진

이 지사의 인수위에 해당하는 경북도 대전환 위원회는 지난 6일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33일간의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하며 민선 9기 경북도정 방향을 구체화할 4대 정책을 발표했다.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질서를 만들어가는 ‘피지컬 AI 전환’(P·AX)을 목표로 ‘5대 초격차 메가테크 경북’을 만드는 산업대전환, 대구경북신공항과 포항 영일만항을 양대 축으로 하는 투 포트(Two-Port) 경제 전략과 K-관광 활성화 전략을 담은 공간대전환, 경북 첫걸음 연금, 어르신 건강밥상, K보듬 6000을 포함하는 공동체 전환, 일자리 기본사회 개념과 경북형 소상공인 뉴딜 정책이 포함된 민생 대전환이다.

◇경북형 일자리 기본사회와 민생경제 AI 전환

민생 대전환 분야에서는 ‘경북형 일자리 기본사회’ 개념이 중심이다. 이 지사는 “지방시대 정책의 핵심은 돈을 나눠주는 기본 소득 정책이 아니라 누구나 일할 기회를 보장해 소득과 성장을 이뤄내는 데 있다”며 보수의 철학을 강조했다.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지역의 문화·관광·미식 자원을 활용한 대표상권 육성,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과 온라인 판로 확대, 금융·경영 안전망 강화 등 ‘경북형 소상공인 뉴딜’도 추진된다.

박성수 경북경제진흥원장은 “포항 구미 등 주력산업의 침체는 제조업뿐 아니라 중심상가와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북의 전통제조업은 물론 소상공인의 경영까지 AI로 혁신해 대한민국 제2 도약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 활용한 민간투자로 성장방식 혁신

경북도는 지방시대 정책의 일환으로 지방의 성장 공식도 전환한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국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방정부가 국민성장펀드나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활용해 공동투자자로 참여한다”며 “지방정부가 투자구조를 설계하고 인허가 등 규제를 해소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든다면 국비 지원 사업 일변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1시군 1 호텔 유치뿐만 아니라 안동의 의약품 위탁생산, 구미의 반도체 팹, 포항의 로봇 파운드리 등 산업 인프라 확충에도 나선다.

◇구미 반도체 로봇, 포항 철강 2차전지 AX 혁신

AI 산업대전환과 경북형 일자리 기본사회 등 4대 대전환으로 ‘지방시대’ 완성에 나선 이철우 경북지사. /경북도 제공
AI 산업대전환과 경북형 일자리 기본사회 등 4대 대전환으로 ‘지방시대’ 완성에 나선 이철우 경북지사. /경북도 제공
구미와 포항 등 대한민국 제조 심장의 변화도 역동적이다. 삼성그룹이 구미시에 19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미시도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구미시는 삼성의 투자 계획발표로 ‘제2의 애니콜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제조 AX와 피지컬 AI 및 로봇산업 육성도 전기가 마련됐다는 기대에 차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의 50년 제조 경험과 인프라가 삼성의 미래 비전과 만났다”며 “반도체 방산 로봇 AI를 구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철강산업과 2차전지산업도 AI와 만나 재도약의 비전을 그리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테크노파크, 한국로봇융합산업연구원, 포항소재산업진흥원 등은 AI 시대를 맞아 제조 AI 전환(AX)에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포스코에서 근무하다가 3년 전 AI 솔루션 스타트업 앰버로드를 창업한 임언호 대표는 “철강산업의 AI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50년 역사의 철강산업이 미래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며 “AI 전환을 통해 에너지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력을 선제적으로 높인다면 포항 철강산업의 재도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I가 육체적 노동을 대신하는 시대에 인간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활용하고 확산시키는 지식산업과 먹고 놀고 즐기는 문화·예술·관광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경북형 일자리 기본사회와 미래산업 성장 정책으로 ‘지방시대’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