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신메뉴 ‘커링클’. 권용훈 기자
bhc 신메뉴 ‘커링클’. 권용훈 기자
갓 튀긴 치킨이 테이블에 놓이자 익숙한 후라이드 치킨 냄새 대신 은은한 커리 향이 먼저 퍼졌다. 치킨 표면에는 짙은 황금빛 시즈닝이 촘촘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한입 베어 물자 바삭한 튀김옷 뒤로 단맛과 매운맛이 차례로 올라왔고, 마지막에는 커리 특유의 향신료 풍미가 남았다.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bhc 서초교대점에서 열린 신제품 미디어데이에서 맛본 ‘커링클’은 쉽게 말해 ‘커리 맛 뿌링클’이었다. 다만 향신료 맛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학교 급식이나 가정에서 접하던 익숙한 커리 맛에 가깝게 설계했다.

커링클은 커리와 크림 풍미를 결합한 달콤매콤한 시즈닝 치킨이다. 시즈닝을 뿌린 치킨이라는 점에서 bhc의 대표 제품인 뿌링클을 떠올리게 하지만, 치즈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 대신 커리의 향과 단맛을 앞세웠다.

제품 개발을 맡은 전병준 다이닝브랜즈그룹 bhc 메뉴개발팀 차장은 “커리를 좋아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대중적인 맛을 구현했다”며 “소비자 평가를 반복하면서 커리 향과 단맛, 매운맛의 균형을 조절했다”고 말했다.

커링클 한 마리가 나오기까지 개발팀은 6개월 동안 닭을 수백 마리 튀겼다. 전 차장은 개발 기간 하루 평균 다섯 마리 안팎의 닭을 튀기며 시즈닝의 배합과 염도, 향의 세기를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단순 계산하면 6개월간 테스트에 사용한 닭만 900마리에 이른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커리의 존재감을 살리면서도 향신료에 대한 호불호를 줄이는 것이었다. 커리 향이 약하면 기존 시즈닝 치킨과 차별화하기 어렵고, 반대로 지나치게 강하면 일부 소비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다.

커링클은 사실상 뿌링클의 후계자다. bhc는 이를 ‘뿌링클 유니버스’의 확장판으로 소개하고 있다. 2014년 출시된 뿌링클은 치킨에 치즈 시즈닝을 뿌리는 방식을 대중화하며 bhc의 간판 메뉴가 됐다.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1억5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뿌링클의 흥행에는 당시 광고 모델이던 배우 전지현의 역할도 컸다. “전지현씨 bhc”라는 광고 문구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전지현과 bhc가 하나의 이미지처럼 굳어졌다. 전지현은 2014년부터 10년간 bhc 모델로 활동한 뒤 2023년 말 계약을 종료했다.

bhc가 뿌링클의 계보를 잇는 시즈닝 치킨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12년 만이다. 기존 인기 제품의 이름과 성공 공식을 활용하면서 완전히 다른 맛을 더해 장수 브랜드의 수명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출발은 나쁘지 않다. 지난 9일 출시된 커링클은 일주일 만에 15만 마리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2월 출시한 ‘콰삭킹’보다 초기 판매 속도가 빠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크리스피 크럼블을 입혀 바삭한 식감을 강조한 콰삭킹은 출시 1년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bhc는 이날 커링클과 함께 ‘콰삭 감자’와 ‘가래떡 떡볶이’도 선보였다. 콰삭 감자는 웨지 감자에 콰삭킹의 크럼블 반죽을 입혀 겉은 과자처럼 바삭하고 속은 포슬포슬했다. 가래떡 떡볶이는 두꺼운 쌀떡에 매콤달콤한 고추장 소스를 더해 치킨의 느끼함을 잡는 역할을 했다.

박원철 bhc 이사는 “커링클은 뿌링클을 통해 쌓아온 시즈닝 치킨의 DNA에 커리라는 새로운 맛을 더한 제품”이라며 “뿌링클을 잇는 메가 히트 메뉴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