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액을 40조원대 후반까지 늘린다. 인공지능(AI) 인프라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범용 D램 수요 증가가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생산능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 담당(사장)은 29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회사의 설비투자는 40조원대 후반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의 설비투자액은 30조200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약 60% 늘어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충북 청주 M15X 생산능력 증대에 속도를 낸다.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한 M15X 유휴 공간에 제조 장비를 예정보다 이르게 반입해 생산능력을 조기에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회사는 올해 이 공장에서 월 7만5000~8만 장의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약 55만 장)의 14%에 달한다.

청주 사업장에는 낸드플래시 신규 생산 기지인 M17도 건설한다. 올해 착공해 2029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M17 옆에는 패키징 공장인 P&T7을 증설하고 있다.

경기 용인에 조성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1기 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클린룸을 열 계획이다. 내년 2분기부터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설치할 공산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주요 고객사의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투자에 적극적이다. 최근 세계적인 AI 인프라 투자 열풍으로 HBM은 물론 일반 D램,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다만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생산 거점 확대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송 사장은 “국내에서는 경기 이천과 용인을 차세대 D램 및 AI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청주를 낸드와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현재 발표된 내용 외에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추가로 결정된 투자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