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놓고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증시 과열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고위험 상품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며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상품 승인 경위를 따질 국정조사도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반도체 활황으로 주가가 급등할 때 금융당국은 브레이크를 밟았어야 하는데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가속페달을 밟았다”며 “이게 인재 아니냐”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 집을 팔아 주식을 사라고 했고 주가지수가 8000을 넘었을 때도 아직 저평가됐다고 했다”며 “그 말을 믿고 투자한 사람은 집 한 채를 날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최고점 4만4000원에서 6500원까지 떨어졌다. 84%가 빠졌다”며 “이 비극의 시초는 대통령의 가벼운 입”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상품 도입을 지시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브라질 방문 중 ‘증시 변동성은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브라질에서 스테이크를 먹으며 할 수 있는 말이냐. 이게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고 따졌다.

이 원장을 향해서는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고 했는데 결국 못 막았다”며 “대통령 변호인 출신 아니냐. 이 투톱이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국민 재산이 한 달 만에 다 날아갔는데 지금 그렇게 우아하게 답할 때냐”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두 금융당국 수장에게 “며칠 더 계신다고 대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며 “적어도 불을 끄고 사퇴하겠다는 말은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위험성을 알고도 막지 않았다면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국가가 고위험 투기판을 깔아뒀는데 개미들의 현금은 녹아내렸다”며 공매도 한시 제한과 증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목표배율 하향과 상장폐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과 광고를 금지하고 오는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예탁금을 추가로 인상하거나 전문투자자만 거래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2배로 고정된 수익 배율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변동 레버리지 구조’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과감한 추가 조치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