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조정식 국회의장. /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조정식 국회의장. / 사진=연합뉴스
조정식 국회의장이 대통령 연임 발언을 놓고 야권에서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여파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조 의장은 지난 28일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에 대해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발언한 뒤 논란이 일자 "개헌 논의에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그 대상이 아니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28일 성명을 통해 조 의장의 해명에 대해 "말이 안 된다. (연임 개헌이 현직 대통령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헌법 128조 2항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왜 답을 정해놓은 문제를 굳이 '국민 선택'이라 되물었냐"며 "해명이 아니라 자백"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희용 의원 역시 "‘얼떨결에 평소 생각을 말한 것 같다’는 측근의 해명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 ‘연임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직격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옛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조 의장의 발언에 대해 "기자의 질문에 준비된 답변을 했고, 임기응변식으로 실언을 한 게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통령 연임을 위해서 여권에서 여러 형태로 개헌에 불을 지피는 작업 중의 하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시민 작가가 지난 5월 "연임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권 인사들이) 가능한 것처럼 전제하고 그것을 조국 문재인 유시민 김어준이 가로막고 있다고 얘기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김 전 의원은 "(유시민 작가는) 민주·진보 진영에 몸담고 평생을 산 사람"이라며 "핵심 친명 인사들의 일거수일투족 다 살펴보면 이게 빈소리로 하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서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각자 역할분담에 의해서 뭔가 이게 작동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통령 연임을 위한 개헌은 없다고 대국민선언을 하라"고 말했다.

조 의장 사퇴 요구도 나왔다. 보수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교감 하에서 했거나 본인이 별 생각 없이 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어느 쪽이든 문제"라며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도전적 발언을 한 것은 국회의장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책임을 져야 한다. 이정도 같으면 그만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론에 따르면 그 나라의 정치 체제를 파괴하는 헌법 개정은 불가능하며, 개정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쿠데타나 혁명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 연임 제한) 조항을 무력화시키는 개헌을 한다는 것은 장기 집권, 독재로 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현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현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안팎에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이재명 대통령 연임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한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작년 10월 조원철 법제처장이 국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여부에 대해 "결국 국민이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발언한 데 이어 12월엔 김민석 총리가 "요새 사람들이 '5년이 너무 짧다'고 한다. '더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발언한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친명 집단이 연임에 목을 매는 이유는 (대통령) 자신이 저지를 범죄 피할길이 연임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장기 독재를 위한 연임 개헌, 사법질서를 파괴하는 검찰 해체와 보완수사권 박탈 등 모두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사실상 내란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연임은 없다' 다섯 글자면 모든 논란은 한순간에 종식된다"며 "국민 앞에 분명하게 선언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취소와 연임개헌을 시도한다면 그날이 정권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