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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지방노동감독관이 '향(鄕)독관' 되지 않으려면
'향찰'처럼 지역에 얽매일까 우려
감독 공정성 확보 대책 마련해야
곽용희 경제부 기자
감독 공정성 확보 대책 마련해야
곽용희 경제부 기자
오는 12월 8일 시행하는 지방노동감독관 제도에 대한 대기업 노무 담당 임원의 우려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서 16개 시·도 자치단체에 새 제도의 차질 없는 준비를 당부했다. 지방노동감독관 제도는 고용노동부 소속 감독관이 맡던 근로감독 권한을 지방정부 공무원에게 맡겨 임금체불, 근로조건, 산업안전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직접 감독·수사하도록 하는 지방 맞춤형 감독 제도다. 지역 풀뿌리 기업까지 감독할 인력이 부족하고, 지역 산업의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중앙 집권식 감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했다. 우선 지방정부 소속 감독관 120명을 현장에 투입한다.
기업은 지방노동감독관 제도가 지역 특성을 반영하는 순기능을 발휘하기보다 지역의 이해관계에 얽히는 역기능이 더 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일부 경찰이 지역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살인 사건 등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향찰(鄕察)’이라고 비난받는 것처럼 적절한 견제장치 없는 지방노동감독관은 ‘향(鄕)독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기업이 우려하는 것은 노동감독관의 권한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노동감독관은 수사권을 지닌 특별 사법경찰관이다. 감독·수사 대상인 임금체불, 산업안전, 근로시간 위반 등은 지역 경제와 정치, 노사관계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같은 감독권을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 소속 공무원이 휘두를 때 지역 정치인·기업·노조 등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도 이를 의식한 듯 감독관의 전문성 제고와 권역별 합동점검, 컨설팅 강화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방 감독은 전문성은 물론 공정성을 담보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사건 배당 기준이 객관적인지, 지방 감독관과 지역 기업·노조 사이의 이해 상충은 어떻게 피할 것인지, 중앙정부는 각 지방 감독의 품질 차를 어떻게 평가하고 통제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감독 결과도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지방마다 처분 수위가 들쭉날쭉하거나 특정 업종 또는 기업에 유독 관대한 모습이 반복되는데도 견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지역 맞춤형 감독’은 순식간에 ‘지역 봐주기 감독’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제도 시행을 앞두고 ‘향독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의 현실적인 대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