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취재수첩] 보완수사 통계도 제대로 관리 안하는 경찰
보완수사 기간 줄었다는데
건당 누적기간은 집계 안돼
우연수 사회부 기자
건당 누적기간은 집계 안돼
우연수 사회부 기자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보완수사 처리 기한과 관련해 한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9일 사실상 당론으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경찰이 검찰로부터 보완수사를 요구받으면 한 달 안에 이행하도록 했다. 현재는 수사준칙상 3개월 안에 이행하도록 돼 있다.
경찰에게 필요한 시간은 얼마일까. 한국경제신문은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 1개월과 2개월 안에 처리 완료된 보완수사 건수와 비율을 요청했다. 경찰은 해당 통계를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완수사의 적정 기간을 판단할 객관적 근거가 없는 셈이다.
경찰이 내놓은 건 3개월 이내 처리율뿐이었다. 2023년 58%에서 2024년 69.4%, 지난해 78.2%, 올해 상반기 83.9%까지 개선됐다.
이 수치만으로는 보완수사가 빨라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같은 사건에 보완수사 요구가 두 차례 내려와 각각 두 달, 석 달이 걸렸어도 통계상으로는 모두 3개월 이내 처리한 것으로 간주된다. 사건 당사자가 실제로 기다린 다섯 달은 보이지 않는다.
감사원도 지난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1차 수사와 보완수사를 따로 관리해 최초 사건 접수부터 마지막 보완수사까지 걸린 전체 기간과 반복 요구 횟수, 반복 사유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보완수사를 원래 사건의 연장선에서 관리하도록 요구했다. 경찰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통계 관리를 개선해나가고 있다는 설명만 반복하고 있다.
여전히 보완수사와 관련한 기본적인 통계는 제대로 추출되지 않는다. 보완수사를 두 차례 요구받은 사건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없고, 처리 기간이 1년을 넘긴 장기 사건도 일괄 추출할 수 없다. 경찰은 올해부터 세 차례 이상 보완수사를 요구받은 사건을 전수점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매달 원자료를 내려받아 대상 사건을 일일이 추려내는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미진한 수사를 개선하기 위한 출발점은 데이터다. 어떤 사건이 지연되고 있는지, 어느 단계에서 부실이 발생하는지는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다. 측정하지 못하는 문제는 개선하기도 어렵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는 방대한 사건 정보가 축적된다. 문제는 데이터 부족이 아니다. 무엇을 관리 대상으로 삼고, 어떤 지표를 통계로 남겨 책임을 묻느냐다. 경찰이 보완수사를 여전히 최초 수사의 부속 절차 정도로 인식한다면 통계 공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숫자조차 갖추지 못한 채 ‘책임 수사’를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