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월요일 아침의 질문
월요병에 시달리는 직장인을 출근하도록 하는 가장 큰 동력은 월급이다. 그 밖에 다른 여러 이유가 있지만, 자신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신성한 노동의 본질이다. 매월 꼬박꼬박 일정 금액이 통장에 들어온다는 안정감은 그 무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많은 불안을 가볍게 한다. 그렇기에 연봉 액수, 성과급 규모, 출퇴근 비용 등, ‘들어갈 회사’를 고민할 때의 기준은 대체로 숫자로 설명되는 것이 많다.

그런데 ‘떠날 회사’의 기준은 다르다. 수많은 사람이 월급이 아닌 이유로 퇴사를 고민한다. 더 배울 것이 없을 것 같아서, 해야 하는 일 중 하고 싶은 일이 단 하나도 없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회사의 방향성을 납득할 수 없어서, 나의 존재감이 옅어지는 것 같아서. 월급은 변함없는데 출근길 발걸음만 점점 무거워지는 것은 아마 어떤 숫자로도 설명할 수 없는 ‘그 밖의 이유’ 때문일 것이다.

어떤 회사를 일단 다니고, 어떤 회사를 계속 다니게 될까. 회사와 직원은 계약 관계다. 연봉, 복리후생, 취업 규칙 등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쓴다. 그러나 이 계약의 이면에는 회사와 직원 양측 모두가 ‘협의되었다’고 믿는, 사실은 쌍방 검토된 적 없는 항목들이 무수히 존재한다. 조직에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필요하고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개인의 기여도를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지. 이러한 ‘묵시적 계약 조항’들이 유효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퇴사에 대한 고민은 시작된다.

각자가 품고 있는 ‘이면 계약서’에 적힌 내용이 저마다 다르기에, 퇴사하는 이유도, 버티는 이유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도전적인 업무를 더 많이 경험하며 하루빨리 성장하고 싶고, 누군가는 현재의 내가 감당할 만큼만 일하며 개인의 시간을 보장받고 싶다. 목적과 의미가 분명해야 비로소 몰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일이든 성과가 분명히 측정되는 것이 더 중요한 사람도 있다. 누군가에겐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가, 다른 누군가에겐 존중과 신뢰를 나눌 수 있는 동료의 존재가 소중하다.

한 회사에서 우직하게 시간을 쌓아가는 사람이나, 여러 회사를 옮겨 다니며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나, 오래 단단히 일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좋은 직장’의 조건에 자신만의 단서 조항이 필요함을 안다는 것이다. 조직이 고민하는 좋은 제도와 복지 혜택이 모두에게 같은 크기의 만족감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개인이 고민해야 하는 것은 오래 다닐 회사의 조건이 아니라 나를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의 조건이다. 나는 무엇으로 시작할 수 있고, 무엇으로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인가. 어떤 것은 양보할 수 있고, 어떤 것은 타협할 수 없는가. 나라는 직장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수없이 많은 월요일 아침이 우리에게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