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제공
사진=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제공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호텔 웰니스(건강) 패키지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여행의 목적이 관광에서 휴식·회복으로 옮겨가면서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주 소비층인 중장년층뿐 아니라 자기관리에 적극적인 2030세대 젊은 소비자까지 유입되며 소비층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회복·휴식 강조라는 웰니스 패키지…고가에도 수요 증가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제공
사진=포시즌스 호텔 서울 제공
2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웰니스 여행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실제 럭셔리 호텔 체인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지난 3월 선보인 웰니스 패키지 '홀리스틱 헤리티지 리트릿'은 출시 이후 이달 22일까지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유사 상품 대비 약 10% 증가했다. 1박 가격이 최소 190만원부터 시작하는 고가 상품이지만 소비자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웰니스 전문 리조트인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도 지난해 매출이 개관 첫해인 2018년보다 147% 급증했다. 회사는 장기간 머물며 웰니스 프로그램을 즐기려는 수요를 반영해 2024년부터 관련 패키지를 선보였는데 이후 4박 이상 장기 투숙 건수도 이전 대비 9배 늘었다.

웰니스 패키지는 상품 구성부터 일반 호텔 패키지와 차이를 보인다. 일반 패키지가 객실에 식음(F&B)이나 놀이 요소를 결합한다면 웰니스 패키지는 요가와 명상, 스파, 스킨케어 등 몸과 마음의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중점을 둔다. 상품 소개에서도 객실보다 웰니스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운다.

일례로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객실에서 고급 뷰티 브랜드의 스킨케어 키트로 피부를 관리하거나, 사우나를 이용한 뒤 건강 음료를 마시며 피로를 푸는 식이다. 강원도 등 자연 속에 자리한 호텔들은 주변 환경을 웰니스 콘텐츠로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고객들은 야외에 별도로 마련된 자쿠지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지친 몸을 달래고, 통창으로 설계된 운동 공간에서는 숲과 산을 바라보며 요가와 명상을 즐긴다.

달라진 여행 트렌드…소비층도 확대

사진=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제공
사진=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제공
웰니스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배경은 여행의 목적이 관광에서 휴식과 회복으로 변화한 데 있다.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체험 콘텐츠를 즐기기보다 편안하게 머무르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웰니스 요소를 결합한 숙박 상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우수웰니스관광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4.2%가 웰니스 관광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특히 스파나 명상 등 개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보다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물며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를 함께 경험하는 '스테이 테마'의 웰니스 관광 선호도는 82.9%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관련 소비층도 확대하는 추세다. 기존에는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중장년층이 주 고객이었으나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전 연령대로 확산하면서 최근에는 2030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 20~30대 고객의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신혼부부나 연인, 태교를 준비하는 예비 부부 등 고객층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위한 시간'과 '자기 돌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웰니스 여행을 찾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평균 16.4% 성장 전망…관련 콘텐츠 강화하는 호텔업계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호텔업계도 이 같은 수요 겨냥해 관련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기존 소노벨 경주를 약 1년간 재단장해 지난해 '소노캄 경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리뉴얼을 통해 워터파크를 '풀앤스파'로 개편하는 등 기존 리조트에서 웰니스 중심 호텔로 탈바꿈한 게 핵심이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파 시설 방문객 수는 리뉴얼 이전인 2023년 상반기보다 31.5% 증가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시그니엘 서울도 2024년부터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참가권과 객실 1박, 사우나 이용권을 묶은 웰니스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는데, 운동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상품 예약률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웰니스 여행이 휴가철에만 반짝 인기를 끄는 상품이 아닌 하나의 독립적인 여행 수요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과 휴식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이 확산하는 데다 관련 상품도 다양해지면서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페리컬 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웰니스 관광 시장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16.4%씩 성장할 전망이다.

방혜원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책임연구원은 "국내 여행객 사이에서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한 프리미엄 여행 수요가 늘면서 웰니스 리조트에 대한 수요와 지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웰니스 공간은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