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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톡톡] '중고 신입'이라는 달콤한 계산서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
중고 신입의 셈법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이미 이직으로 몸값을 조정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 회사란, 커리어를 통째로 맡길 곳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는 경유지에 가깝다. 입사 첫날부터 이력서에 남길 프로젝트를 고르고, 성장 경로가 안 보이면 1년도 안 돼 미련 없이 떠난다. 주요 대기업에서조차 저연차 이탈이 가파르게 늘고 있으니, 조기 이직은 이제 예외가 아니라 흐름이다. 배신이라 부를 일도 아니다. 기업이 불황 속에서 즉시 전력을 찾을 수밖에 없었듯, 인재도 자신의 생존 계산에 충실할 뿐이다. 서로의 합리적 선택에 맞물려 누구도 원치 않은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진짜 문제는 이 구도가 시장 전체로 번졌다는 데 있다. 저마다 육성 부담을 덜려는 선택이 쌓이면서, 고용 시장에선 남이 키운 인재를 서로 데려가고 뺏기는 소모전이 벌어지고 있다. A사가 내보낸 인재를 B사가 받고, B사가 키운 인재를 C사가 데려간다. 그사이 기업은 채용과 온보딩에 막대한 돈을 쓰면서도 정작 우리 사람은 한 명도 남기지 못한다. 키우는 곳은 사라지고, 거쳐 가는 정거장만 늘어났다.
남의 마당에서 다 자란 나무만 옮겨 심는 전략은 이제 유효기간이 지났다. 그렇다면 무엇을 바꿔야 하나. 우선 채용 기준이다. 해본 일의 목록은 몇 달의 실무 교육으로 따라잡을 수 있지만, 조직이 가려는 방향에 공감하는 마음은 나중에 주입되지 않는다. 스펙의 나열보다 함께 갈 이유를 확인하는 컬처핏(조직 적합도) 검증이 신입 채용의 축으로 돌아와야 한다. 다음은 보상이다. 안에서 커 온 인재가 핵심 자리에 먼저 오르는 조기 발탁의 길이 열려야, 키워놓으면 뺏긴다는 오랜 우려도 비로소 깨진다. 밖에서 사 오는 데 쓰던 돈을 안에서 키우는 데로 돌리라는 얘기다.
인재를 사서 쓰는 경영은 이번 분기 재무제표는 지켜줄지 몰라도 10년 뒤의 경쟁력까지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청년이 회사를 정거장으로 여기는 시대에, 머물 이유를 먼저 내미는 쪽이 인재를 얻는다. 원석을 보석으로 키워내는 사다리를 다시 세우는 기업만이, 인재가 스쳐가지 않고 뿌리내리는 조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