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젠슨 황이 말한, 지능보다 중요한 능력
2003년에 태어난 이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대부분 사회에 막 첫발을 내디딘 신입이거나 인턴이다. 마케팅 기획이 뭔지, 회의록은 어떻게 쓰는지, 조회수가 터지는 숏폼은 어떻게 만드는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나는 이들이 일하는 걸 지켜보는 시간을 꽤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무언가를 완전히 처음 해보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좋다.

기획서를 그렇게 어려워하던 친구가 어느 날 제대로 된 한 장을 써냈을 때, 조회수가 도무지 안 나오던 친구의 영상이 처음으로 터졌을 때, 그 얼굴에 번지던 환희를 나는 잊지 못한다. 솔직히 조금 부럽다. 나에게는 이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처음의 시간은 원래 서툴고, 느리고, 자주 틀린다. 효율만 따지면 가장 비효율적인 구간이다. 하지만 지나온 사람은 안다. 그 못하는 시간이 사실은 가장 값진 구간이었다는 걸. 무엇을 배웠는지보다, 몰라서 헤매고도 끝까지 붙들고 있던 그 시간의 감각이 오래 남는다. 그리고 잘하게 된 뒤에는, 그 감각을 되살리려 해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자신이 가장 높이 평가하는 능력이 지능은 아니라고 했다. 무언가를 압도적으로 잘해낼 때까지, 못하고 서툰 시간을 오래 견뎌내는 힘. 그걸 자신의 초능력이라고 불렀다. 스탠퍼드 강연에서 성공의 비결을 묻는 학생에게는 충분한 고통과 시련이 있기를 바란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처음의 시간을 건너뛰라는 압박이 사방에 있다. 빨리 성과를 내라, 서툰 티가 나면 안 되는 분위기 속에서, 정작 서툴러 볼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 첫 계단이 사라지면 두 번째 계단도 오를 수 없다. 서툰 사람을 품을 여유가 없는 조직은, 결국 잘하는 사람을 길러낼 시간도 잃는다.

그래서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하나는 사회가 그 처음의 기회를 조금 더 열어두는 것. 서툴러도 되는 자리, 헤매도 괜찮은 시간을 누군가 내어줘야 다음 사람이 자란다. 다른 하나는, 이제 막 시작하는 이들이 그 시간을 견뎌내는 것. 지금 못하는 게 당연하고, 그 못함을 통과하는 일 자체가 실력이 된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