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與,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확정…법조계 등 후폭풍 우려
'사회적 약자' 범죄만 중수청서 보완수사
법조계 "수사 공백·혼란 불가피" 우려
野 "'개딸'만 국민이고 나머지는 안보이냐"
법조계 "수사 공백·혼란 불가피" 우려
野 "'개딸'만 국민이고 나머지는 안보이냐"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찰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범죄,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개 범죄에 대해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보완수사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내용의 중수청법 개정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이 경우 현행 제도와 비교하면 보완수사 대상은 크게 줄어든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2항에 따르면 검사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사할 수 있게 돼 있다. 범죄 종류와 관계없이 경찰이 송치한 모든 사건이 보완수사 대상이다.
반면 개편안이 시행되면 경찰 외부 기관이 보완수사할 수 있는 대상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7개로 한정된다. 나머지 사건은 경찰 조직 밖에서 수사 결과를 다시 살펴볼 장치가 사실상 사라지는 만큼, 피해자 보호 범위가 현행보다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법조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사법재난주의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법안을 어떻게 성안할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성안되면 보겠지만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이로 인한 공백과 혼선이 언제 수습될지, 수습 가능하긴 할지 알 수 없으니 당분간 조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검사가 보완수사하면 기록이 어떻게 바뀌는지 수없이 봐온 입장에서 그 공백이 가져올 후폭풍은 가늠하기 어렵다"며 "2021년 이후 누적된 문제에 시스템 파괴까지 더해지면서 부작용이 점점 쌓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는 개편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부 절차를 새로 정해야 할 부분이 많고 소요 시간과 중복 조사, 조직 확대 등 사법 비용만 늘어날 뿐"이라며 "지금 불거진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수청 보완수사 조직은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데 경찰보다 더 신속하고 충실하게 보완수사를 할 유인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보완수사의 문제는 담당기관이 어딘지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와 기소 분리를 보완수사까지 관철시켰을 때 소추기관과 완전히 분리된 수사기관에 공소제기나 불기소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울 수 있을지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송치 이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소추기관은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질 만한 보완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면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강하게 반발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적 우려와 반대 여론을 외면한 채 강성 지지층의 요구만 좇고 있다"며 "'개딸'만 국민이고 보통 국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장윤기 사건은 추가 수사와 증거 보완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검찰의 보완수사마저 봉쇄되면 그 피해는 결국 범죄 피해자와 힘없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