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미술장터 KIAF-프리즈 전경. 한경DB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미술장터 KIAF-프리즈 전경. 한경DB
오는 26일부터 '미술서비스업 신고제'가 시행된다. 화랑과 경매회사 등 미술 관련 업체가 영업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하는 제도다. 신고 없이 영업하면 과태료와 영업정지 처분 대상이 된다.

하지만 시행이 코앞인데도 현장에서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물음이 여전히 많다. 화랑 등 미술계가 궁금해할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뭘 해야 하는 건가.

"영업장이 있는 곳의 시·군·구청에 미술서비스업 신고서를 내면 된다. 서울이라면 화랑이 있는 종로구청·성동구청 같은 구청이고, 용인·천안 같은 시라면 시청이다. 온라인 신고 창구는 아직 없어서 당분간은 직접 방문해 접수해야 한다. 신고 대상은 화랑업, 미술품 경매업, 미술품 자문업, 미술품 대여·판매업, 미술품 감정업, 미술 전시업 등 6개 업종이다.

화랑처럼 전시와 판매를 겸하는 등 여러 업종에 걸치면 신고서에 복수 업종을 선택해 한 번에 신고할 수 있다. 지점이 여러 곳이면 본점 기준으로 신고하면 된다. 처리 기간은 3일, 수수료는 지자체 조례에 따라 다르다. 신고가 수리되면 신고증이 나오는데, 이 신고증은 영업장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한다."

▶이미 사업자등록이 돼 있는데도 해야 하나.

"그렇다. 사업자등록은 세무서에 하는 것이고, 미술서비스업 신고는 지자체에 하는 별개의 절차다. 수십 년 영업해 온 화랑이라도 새로 신고해야 한다."

▶왜 하는 건가.

"2023년 제정된 미술진흥법 제18조에 따른 것이다. 미술품 유통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해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신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업종별 지원 정책을 펴겠다는 목적도 있다. 그동안 화랑업은 별도 등록·신고 제도가 없어 정부가 업계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언제까지 해야 하고, 미루면 어떻게 되나.

"새 제도인 만큼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 7월 25일까지 1년간 계도기간을 두고 처분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신고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지자체가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나 영업장 폐쇄를 명할 수도 있다."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 딜러도 대상인가.

"미술품 판매·중개를 지속·반복적으로 하는 개인도 신고 대상이다. 신고할 때 원칙적으로 사업자등록증명을 내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등록을 먼저 한 뒤 신고해야 한다. 비영리단체처럼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고유번호를 제출할 수 있다."

▶온라인 판매 플랫폼이나 해외 화랑의 국내 지점은.

"둘 다 신고해야 한다. 법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중개 행위도 미술품 대여·판매업으로 규정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영업 형태와 관계없이 신고해야 한다. 국내에서 영업한다면 사업자의 국적도 따지지 않는다. 미술품을 계속·반복적으로 파는 카페도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는 없나.

"작가가 자기 작품을 직접 파는 건 미술서비스업이 아니다. 개인 소장자가 갖고 있던 작품을 일회성으로 처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속·반복적이지 않은 팝업 스토어, 일회성 행사 전시도 신고 대상이 아니다. 다만 매년 열리는 아트페어는 신고해야 한다.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 운영에 관여하는 미술관은 신고 의무가 없지만 사립 등록 미술관은 신고 대상이다."

▶신고하고 나면 끝인가.

"아니다. 의무가 따라붙는다. 핵심은 유통 내역 관리다. 화랑 등 유통 업체는 판매 일시, 작품명(에디션 번호 포함), 판매 금액, 판매자, 작가, 작품 사진 등이 드러나게 거래 기록을 관리해야 한다. 내년 7월 26일 시행되는 재판매보상청구권(작품이 재판매될 때 작가가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과 관련해 보상금 지급에 필요한 정보를 요청받으면 제공할 의무도 있다.
문체부가 예시로 든 미술품 유통 내역 관리 양식.
문체부가 예시로 든 미술품 유통 내역 관리 양식.
경매회사는 여기에 더해 낙찰 가격과 경매대금 완납 여부를 공시해야 하고, 자신이나 친족이 소유·관리하는 작품을 경매에 부칠 때는 참가자들에게 그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한다. 감정회사는 문체부가 고시한 양식에 따라 감정서를 발급해야 하며, 허위 감정서 발급과 감정 수수료·실비 외의 대가 수수가 금지된다."

▶신고한 내용이 바뀌거나 폐업하면.

"신고 사항 중 중요한 사항을 변경하려면 바꾸기 전에 변경신고를 해야 한다. 폐업하면 14일 안에 폐업신고를 하면 된다."

▶잘 모르겠으면 어디에 물어봐야 하나.

"영업장이 있는 시·군·구청의 문화예술 담당 부서에 문의하면 된다. 문체부는 각 지자체에 신고제 안내 사항을 공문으로 전달했다. 미술진흥 전담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나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에 물어봐도 된다. 문체부는 올 하반기 지자체와 업체를 대상으로 권역별 설명회를 세 차례 열고,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홍보물도 배포할 계획이다."

정향미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미술서비스업 신고제는 미술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 한국 미술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신고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종별 특성에 맞춘 특화 정책과 지원 사업을 적극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