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 원자력 협정을 체결해 향후 우라늄 농축 권한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과 사우디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미·사우디 원자력 협정을 다룬 기사에서 “사우디가 자국 내 우라늄 농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협정을 맺으면서 워싱턴은 서울로부터 ‘왜 사우디는 허용하면서 우리는 안 되느냐’는 피하기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 엄격한 안전조치 수용, 26기 원자로 가동 경험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오랫동안 미국과 우라늄 농축 권한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아직 원전조차 건립하지 않은 사우디가 잠재적 농축 권한을 확보한 것은 한국에 대해 이중잣대가 된다고 짚었다.

매체는 "이번 협정이 한국과 워싱턴 간 (원자력)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면서도 "워싱턴이 계속 서울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70년 된 동맹 관계에 깊은 균열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원자력의 평화적·상업적 이용 측면에서 원자력 연료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농축·재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피력해왔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통해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정치적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미 에너지부는 전날 "미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원자력 에너지 프로그램에 폭넓은 참여를 제공함으로써 미국 사업과 노동자, 공급망에 혜택을 주는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수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사우디와 원자력 협정('123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 언론들은 이번 협정이 사우디의 자체 핵물질 농축·재처리를 잠재적으로 허용한 것이며, 장차 무기급 핵물질 생산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