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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주체는 결국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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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전 차관은 “음반을 모으고 밴드를 하는 것과 내 음악을 만드는 것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생성형 AI가 뜻밖에도 그 강 위에 다리를 놓아줬다”고 말했다. 그는 연 100회 가까이 공연장과 미술관을 찾고 3000여 권의 책을 소장한 다독가로 SM유니버스에서 AI 작곡 과정을 3개월간 수강했다. 음악의 향유자에서 창작자로 전환한 결정적 순간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만든 곡은 총 70여 곡. 이번 대회에는 펑키한 리듬의 보컬 재즈 곡 ‘프로즌 에지(Frozen Edge)’를 출품했다. 그는 “재즈는 즉흥적인 인간의 감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장르인데, 인간의 생각을 AI가 소리로 구현하고 AI가 만든 음악을 다시 인간이 연주하는 걸 들었을 때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고 했다.
작업 도구는 음악 생성 AI ‘수노(Suno)’와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AW). 가사를 먼저 쓴 뒤, 곡의 콘셉트를 프롬프트로 입력한다. “1960년대 말 벨벳 언더그라운드 1집의 여성 보컬 스타일에 첼로와 바리톤 색소폰 선율을 얹어달라”는 식이다. 악기 구성과 분위기, 인트로부터 아웃트로까지의 전개를 세세히 적다 보면 프롬프트가 한 페이지를 훌쩍 넘는다.
그는 현재 셰익스피어 소네트 154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곡을 붙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인간사의 다양한 모습과 성찰이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클래식, 팝, 랩, 메탈, 재즈 등 14개 장르로 각 11곡씩, 총 154곡을 완성할 예정이다.
용 전 차관은 AI와 접목한 예술의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뒤샹 이후 미술이 자연의 모사에서 개념과 메시지를 담는 방식으로 바뀌었듯, 음악도 마찬가지”라며 “AI가 인간 창작자를 대체하기보다 더 많은 사람을 창작의 주체로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초중고 음악 교육도 가창, 연주 기법 중심의 ‘재현’에서 ‘어떤 음악을 왜 만드는가’를 고민하는 창작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민선/사진=김범준 기자 sw75j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