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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없는 산사태…막을 수 없지만 피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강하고 많은 비 내려
해마다 산림 400㏊ 피해 발생
대피 훈련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
올해 현장예방 인력 8500명 늘려
'스마트 산림재난' 앱 예측정보 제공
해마다 산림 400㏊ 피해 발생
대피 훈련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
올해 현장예방 인력 8500명 늘려
'스마트 산림재난' 앱 예측정보 제공
◇ 기후변화로 산사태 증가세
23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시간당 강수량 50㎜ 이상의 폭우가 1970년대 7.1회에서 2000년대 18.0회로 지난 30년간 2.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산사태 피해가 늘고 있다.산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비’다. 기후변화로 인해 강하고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산사태를 유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 대부분은 암반 위에 깊이 1∼2m 내외의 얕은 흙이 얹혀 있는 구조다. 비가 많이 오면 암반 위의 흙이 떨어져 내려가는 표층 붕괴의 형태를 띤다. 산 비탈면 속에는 흙과 암반의 경계 부분이 있다. 비가 많이 오면 땅속으로 침투한 빗물을 담을 수 있는 흙 속의 공간에 물이 차게 된다. 이어 암반 위의 물을 머금은 무거운 흙이 마찰력이 낮아지면서 비탈면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오며 산사태가 발생한다. 실제 지난 2020년 중부지방 기준 54일간의 기록적인 최장 장마로 1343㏊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피해액은 3935억원에 달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최근 산사태는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 패턴의 변화, 산지전용, 산불 피해 등 산림환경 변화의 복합적인 영향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산사태 2637건(612㏊)이 발생했고, 이 중 98.5%(2599건)가 7월 중순에 집중됐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1640건의 약 1.6배 수준이다. 경남 산청에는 7월 16~19일까지 4일간 평년 여름철 강우량(710㎜)을 뛰어넘는 비(793㎜)가 내렸다. 특히 경기 가평에는 7월 20일 5시간 동안 평년 7월 강우량(280㎜)의 약 80%에 달하는 집중호우(226㎜)가 순식간에 내렸다.
◇ 인명피해 예방에 행정력 집중
산림청은 최근 특정할 수 없는 산사태 발생 원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정책을 보완하고 있다.주민대피 체계와 예방시설, 국민 참여 및 제도적 기반 등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먼저 주민대피가 현장에서 신속하게 작동하도록 대피훈련과 판단기준을 강화했다. 지난해까지 시·군·구 단위로 시행하던 훈련을 올해부터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했다. 그 결과 훈련 횟수는 201회에서 819회로, 참여 인원은 1만 명에서 1만8000명으로 8000명이 더 늘었다. 12시간 누적 강우량 150㎜ 또는 24시간 누적 강우량 210㎜ 이상 관측되면 대피 준비·대피 시행 판단 및 즉시 대피가 이뤄진다. 이 같은 정량적 기준 권고안과 상황판단 체크리스트를 지방정부에 배포했다. 지방정부는 지역별 지형과 강우 상황, 현장 위험징후 등을 종합해 주민대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장 대응 인력도 확대했다. 기존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 대응 인력을 ‘산림재난대응단’으로 통합해 10개월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산사태현장예방단 760명이 수행하던 산사태취약지역 점검, 주민대피 조력 등 산사태 예방·대응 업무를 올해는 9272명의 산림재난대응단이 수행한다. 예방사업은 단독 사방댐 사업에서 산림유역관리사업 중심으로 확대했다. 산사태 예방에 필요한 개소도 지난해 28곳에서 올해 138곳으로 확대했다. 유역 전체를 종합적으로 완결하는 산림유역관리사업은 평균 저사 공간이 1만 1800㎥로 단독 사방댐의 2500㎥보다 4배 이상이다. 준공 후 20년 이상 지난 노후 사방댐과 다목적 사방댐의 정밀 점검을 의무화하는 등 유지관리도 강화했다.
◇ 산사태 국민참여로 예방
국민이 직접 위험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 범위를 넓혔다. 올해부터는 ‘스마트 산림재난’ 앱을 통해 읍·면·동 단위로 주의보·예비경보·경보 3단계의 산사태 예측정보를 제공한다. 국민 누구나 ‘스마트 산림재난’ 앱에서 관심 지역을 등록하고 해당 지역에 대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작년까지는 지역주민이 사방댐 설치가 필요한 지역을 신청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사방댐 준설(사방댐에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한 지역과 산사태취약지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위험지역도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공모 범위를 확대했다. 사방댐 준설은 올해 초 신청을 받아 13건을 시행했다. 지난 5월 말까지 접수한 사방댐 설치와 산사태취약지역 지정 공모 82건은 현장 조사를 거쳐 사업 필요성이 인정되면 향후 예방사업 등에 반영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현재 산사태예방지원본부를 중심으로 24시간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 중이다. 산사태 예측정보와 기상특보 등 위험징후를 상시 감시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장마철에는 산림 주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긴급재난문자(CBS), 마을 방송 등 대피 안내에 귀 기울여 대피 명령이 내려지면 마을회관 등 지정된 대피소로 신속히 이동해 달라”고 말했다.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