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22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증거 없이 가능성만으로 내려진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서울시의회는 오 시장에게 시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단을 요구하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을 토대로 추론해 유죄 판결을 선고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검찰이 기소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을 유죄로 인정한 데 대해서도 “전부 무죄가 나오는 게 맞다”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별도의 질문을 받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오 시장 측은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특보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여론조사 의뢰나 비용 대납에 대한 직접적인 지시와 관여를 입증할 증거가 끝내 제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태균씨 등의 일부 진술과 여러 정황을 꿰맞춰 결론을 내렸다”며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인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오 시장 측은 명씨가 여론조사 의뢰를 받았다고 주장한 시점 이전에 이미 설문지가 작성됐고 조사 내용도 오 시장 캠프가 모르게 전달됐다는 물증이 있다고 강조했다.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된 5건뿐 아니라 기소된 10건 전체가 무죄로 판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시의회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사상 최악의 여론 조작과 여론 농단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당연한 결과”라며 “취임 한 달도 안 된 오 시장의 사법 위험으로 서울시정의 혼란과 파행이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행정 공백과 피해는 고스란히 천만 서울시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며 “헛된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불법 혐의를 인정해 시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정상 정치로 돌아가기 위해 용단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시장직 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오 시장이 즉각 항소 방침을 밝히면서 서울시와 시의회 민주당의 대립도 거세질 전망이다. 전체 118석 가운데 80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예산과 조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오 시장의 사법 위험과 주요 정책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