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서울서 대규모 전시…작품 진짜일까
더현대서울 ALT.1서 11월 3일까지
판화·오브제 110여점…출처 작품마다 표기
판화·오브제 110여점…출처 작품마다 표기
한 달 뒤 뱅크시는 영국 런던 한복판에 얼굴을 깃발로 가린 남자 조각상을 몰래 세웠다. ‘정체를 밝혀내 봐야 소용없다, 나는 계속 숨어서 그림을 그리겠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환호했다. 법과 제도를 넘나들면서도 대중의 찬사와 비호를 받는, 마치 의적(義賊) 같은 예술가. 뱅크시의 위상은 이처럼 독보적이다.
뱅크시는 전쟁·자본·권력을 풍자하는 거리 벽화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그래피티 작가다. 작품 한 점이 경매에서 수백억원에 거래되고, 담장에 벽화가 그려지면 해당 집 가격이 급등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본인은 한 번도 공식적으로 정체를 밝힌 적 없이 신비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뱅크시 전시에는 늘 “진짜 뱅크시 전시가 맞냐”는 질문이 따라붙는다. 뱅크시는 남의 벽에 무단으로 그리는 게 본업이라 원본을 떼어오거나 사고 파는 건 불가능하다. 자기 이름을 건 전시를 공식 승인하지도 않는다. 다만 뱅크시와 미술시장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인증 판화’는 있다. 뱅크시가 직접 세운 인증기관 '페스트 컨트롤 오피스(PCO)'가 인증서를 발급했거나, 판화 유통사 '픽처스 온 월즈(POW)'를 통해 정식 발매된 작품들이다. 미술시장에서 거래되거나 권위 있는 전시회에 나오는 뱅크시 작품들은 대부분 이런 종류다.
전시는 ‘저항’, ‘평화’ 등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작품 수가 많은 만큼 뱅크시의 유명 작품들 중 상당수를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풍선과 소녀’는 시가 2억원대의 POW 판화 작품으로 나와 있다. 2015년 디즈니랜드를 비틀어 만든 테마파크 '디즈멀랜드', 2017년 팔레스타인에 설치했던 작품 '월드 오프 호텔' 등도 충실하게 재현해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