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서울과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7개월간 15조원이 넘는 주택 매입 자금이 인접 비규제 지역으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일부터 경기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추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또 다른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과 인접한 경기 18개 지역의 주택 매입 금액은 15조58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조269억원)보다 158.6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서울(14.9%)과 경기도 전체(77%)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분석 대상은 지난해 ‘10·15 대책’ 당시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선정된 시·구와 경계를 맞댄 비규제 지역이다. 구리, 남양주, 광주, 용인 처인·기흥구, 수원 권선구, 화성 동탄·병점구, 군포, 안양 만안구, 시흥, 부천 소사·원미·오정구, 김포, 고양 덕양구, 양주, 의정부 등이 포함됐다. 동탄구는 서울 등과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반도체 호황 등 시장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분석 대상에 넣었다.

이번에 새로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자금 유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구리시 주택 매입 금액은 1조4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53% 증가했다. 기흥구(1조9801억원)와 동탄구(4조3306억원)는 각각 191.82%, 214.96% 늘었다.

주식시장 활황도 주택 매입자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11월~올 5월 이들 18개 지역의 자금조달 내역 중 주식·채권 매각은 4조8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5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149.19%)과 경기도 전체(325.47%)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구리시는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391억원으로 1028.77%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날부터 규제지역으로 묶인 동탄구·기흥구는 대출, 세제, 청약 등을 아우르는 고강도 규제가 적용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수원, 용인, 안양 등 인접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규모는 향후 추가 규제 여부와 금융 여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