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찾아 북한군 포로 2명을 면담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찾아 북한군 포로 2명을 면담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인도적 측면에서는 북한군 포로 송환이라는 과제를, 군사적 측면에서는 피를 흘리며 전쟁을 익힌 북한군이 우리를 향한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를 던집니다."

30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의 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의 국내 송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간 정부는 이들이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자유 의사에 따라 한국행을 희망할 경우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북한군 포로 문제를 꾸준히 추적해온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안을 단순한 포로 송환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안보와 직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봤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우크라이나를 찾았고, 북한군 포로와 직접 접촉하거나 송환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유 의원은 송환 협상이 지체된 배경으로 우크라이나의 한국산 무기 지원 기대와 러시아의 포로 교환 압박을 꼽았다.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를 포로 교환 명단에 포함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국제적십자위원회 같은 제3의 국제기관이 두 사람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면 우크라이나도 우리 쪽으로 보낼 명분이 생긴다"고 짚었다.

유 의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에 던지는 또 다른 의미는 북한군의 실전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군이 대규모 사상자를 내더라도 살아 돌아간 병력이 전투 경험을 안고 정예화될 수 있고, KN-23 미사일의 정확도 개선과 드론 전술 발전도 한국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파병이 아니라 전훈 분석반을 몇십 명 수준이라도 보내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술과 북한군의 실제 전투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유 의원과의 일문일답.
유용원 의원이 키이우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조 관련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유용원 의원이 키이우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조 관련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문제에 처음 주목하게 된 배경은.

"우크라이나를 두 번 가게 된 출발점은 기자 본능이다. 군사 전문기자 출신이어서 우크라이나전에서 드론전이나 스타링크를 활용한 우주전 같은 첨단 전쟁 양상이 초반부터 벌어지는 것을 직접 보고 싶었다. 2024년 5월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기회가 되면 한번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그해 10월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발표했고 실제로 확인됐다. 이듬해인 2025년 1월부터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특수부대가 대규모로 참전했고, 포로 2명도 잡혔다. 가야 할 명분이 더 분명해진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2월 처음 갔고, 운 좋게 북한군 포로를 만났다. 올해 2월에도 전황이 악화하는 상황을 보며 포로를 데려오기 위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들어갔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막아 만나지 못했다."

▶ 그동안 송환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첫째는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기대다. 한국의 K9 자주포나 K2 전차 같은 공격용 무기는 못 주더라도 천궁-Ⅱ 같은 방어형 무기를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바랐다. 패트리엇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더 그랬다. 그러나 우리는 윤석열 정부 시절 지뢰 제거 전차 정도까지만 지원했고 인도적 지원을 제외하면 우크라이나 기대에 못 미쳤다.

둘째는 러시아의 요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포로 교환을 계속하는데 러시아가 그 명단에 북한군 포로 2명을 꼭 포함해 송환을 요구했다. 이는 올해 2월 방문 때 처음 공식 확인한 사실이다. 지금 러시아가 잡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포로는 우크라이나가 붙잡고 있는 러시아군 포로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러시아가 '북한군 포로 한 명을 보내주면 우크라이나 포로 여러 명을 보내주겠다'고 회유하니 우크라이나로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포로를 보내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와의 관계, 그리고 제가 다녀온 뒤 이 문제가 언론에 알려진 영향으로 본다. 올해 초부터 국민적 관심이 커졌고 우크라이나도 부담을 느낀 것 같다. 그런 요인들이 겹쳐 어정쩡한 상태가 이어졌지만 물밑에서는 양국 간 송환 접촉이 계속 있었던 것으로 안다."
유용원 의원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유용원 의원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 귀순 의사를 밝힌 포로를 송환하려면 어떤 과제를 풀어야 하나.

"먼저 북한의 반발을 예상해야 한다. 포로 2명은 모두 정찰총국 소속이다. 정찰총국은 유사시 우리 후방에 침투하는 최정예 부대인데 그런 부대원이 포로가 됐다는 사실이 북한 내부에 알려지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쉬쉬할 가능성이 있다.

대외적으로는 우리에게 '남조선 당국이 강제로 데려갔다'는 식으로 비난 공세를 펼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남북 교류를 전면 중단하고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고수하며 비무장지대(DMZ)에 장벽을 쌓은 상황이라 송환이 남북 관계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중점적으로 풀어야 할 절차는 제3의 국제기관이 두 사람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국제적십자위원회 같은 기관이 두 사람을 만나 '정말 한국에 가고 싶으냐'고 물어 '그렇다'는 답을 받으면 우크라이나도 우리 쪽으로 보낼 명분이 생긴다. 외교장관 회담에서 어디까지 합의되고 발표되는지를 봐야 국회 차원에서 어떻게 지원할지 판단할 수 있다."

▶ 우크라이나가 송환 대가로 무기 지원 등 과도한 요구를 할 가능성은.

"개인적으로 우려했던 부분이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측 의사를 다시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강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상당히 신뢰할 만한 위치에 있는 분의 반응이었다. 우리가 우려하는 만큼 과도한 요구를 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낮아 보인다."

▶ 국회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포로들이 한국에 오더라도 북한의 반응을 고려해 어느 정도까지 언론에 노출할지가 정부로서도 고민일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정치권도 협조할 것은 해야 한다.

의료 지원 문제도 있다. 직접 만났을 때 턱을 다친 나이 많은 포로가 있었다. 총탄이 팔을 관통해 턱을 쳐 턱이 으깨졌다. 우크라이나에서 수술해 겉보기엔 정상이지만 발음이 부정확하다. 한국에 가면 치료받을 수 있겠느냐고 묻더라. 국내 독지가를 구해서라도 제대로 수술해 발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해야 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다."
유용원 의원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유용원 의원이 올해 초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사진=유용원 의원실 제공
▶ 러우 전쟁이 한국에 던지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인도적 측면에서는 북한군 포로 송환이 큰 이슈이고, 군사적 측면에서는 북한군의 파병과 참전 자체가 위험 요소다. 북한군이 1만5000명을 파병해 5000명의 사상자가 났다고 해도 1만 명은 살아 돌아간다. 더구나 북한군은 복무 기간이 10년으로, 18개월인 우리보다 훨씬 길다. 이들이 실전 경험을 안고 4~8년씩 군에 더 남으면 그만큼 정예부대가 늘어 우리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커진다.

무기 체계도 마찬가지다. 우리를 겨냥한 KN-23 미사일은 초기 정확도가 500~1000m였는데 50~10m로 좁혀졌고, 최근 우크라이나 발표로는 1~5m까지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가장 위협적인 건 드론이다. 북한군은 피를 흘리며 익힌 만큼 드론 무기와 전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는 '50만 드론 전사'를 내세우지만, 역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파병이 아니라 전훈(전쟁 교훈) 분석반을 몇십 명 수준이라도 보내,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술과 북한군의 실제 전투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정치적 이유로 못 가고 있어 안타깝다. 직접 우크라이나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우/신현보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