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나는 홍명보 형이 진짜 싫은 게…" 작심 발언
이천수는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 부진의 원인과 홍명보 감독의 전술과 팀 운영 능력 등에 대해 진단했다. 영상에는 이황재, 강성주 해설위원과 변성환 전 수원삼성 감독이 함께했다.
조별리그 남아프리카공화국전 관전 영상에서 감독의 전술 대신 선수들의 경기력을 지적한 탓에 "죽어도 홍명보는 못 깐다"는 비난에 시달렸던 이천수였다. 이천수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홍명보와 함께 4강 신화를 함께 이뤘다. 당시 홍명보가 대표팀 맏형, 이천수는 막내였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서열 타파를 위해 이천수에게 "명보라고 반말을 하라"고 지시한 일화는 유명하다. 또한 이천수는 홍명보가 졸업한 고려대 후배이기도 하다.
이천수는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몇 사람 때문에 월드컵 실패가 나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나는 명보 형이 진짜 싫은 게, 두 번의 월드컵 기회를 받지 않얐냐"면서 그가 받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이천수는 홍명보가 첫 번째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가 최악의 경기력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언급하며 "우리가 브라질 때 '알제리가 1승의 제물'이라고 얘기했다가, 분석이 덜 돼 있어서 (패배했다)"라며 "그때는 시스템이 덜 될 때라 솔직히 이해했는데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지 않냐. 이번 최악의 경기력이 나왔을 때는 감독의 전술, 모든 문제가 다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술 준비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이천수는 "(홍명보가 멕시코에) 가기 전에 본인은 (쓰리백-포백 전환) 변환 전술을 생각하고 있다고 자기 입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세 경기 최악의 경기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동안 그게 안 나왔다"며 "언론용으로 질문을 넘어가려고 준비했다가, 실제로는 준비한 게 없으니까 안 한 거냐. 그 말밖에 지금 안 나오는 거다"고 감독으로서 임기응변과 전술 수정 보완 능력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이재성과 엄지성이 배제된 부분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이천수는 "이재성이 출전하면 주변 동료들에게 지대한 도움을 줘서 1.5인분 효과를 누렸고 아시아 예선에서도 효과를 많이 봤는데, 가장 중요한 승점 1점이라도 필요한 남아공전에서 손흥민과 함께 빠졌고 교체로도 안 나왔다"며 "몸이 가장 날카로웠던 엄지성과 이재성 두 명의 선수를 마지막 중요한 경기에 둘 다 뛰지 못하게 한 것은 아쉬움이 크다. '고대 카르텔'이라 안 쓰냐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코칭스태프 구성 단계에서부터 공격수 출신 전담 코치를 두지 않아 세부적인 삼자 패스나 약속된 공격 루트가 전무했던 점을 지적하며 손흥민이나 이강인의 개인 돌파와 킥에만 의존하는 무책임한 '해줘 축구'로 일관한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남아공전 패배 직후 감독으로서의 전술적 밑천이 다 드러났을 때 즉시 사퇴했어야 마땅함에도, 발표가 늦어진 부분을 두고 "아시안컵 잔여 계약이나 위약금 등을 계산하느라 거취 결정을 미룬 게 아니냐"는 취지의 의혹을 전하며 "기회를 그만큼 많이 받고도 축구를 망쳐놓았으면 하루빨리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한국 축구와 후배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독설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