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데스크 칼럼] 박혜진 국립오페라단장의 황당한 '기자 출입정지' 결정
박종서 문화스포츠부장
최근 서울시 대변인실은 언론보도 스크랩에서 모 방송사의 기사를 빼버렸다. 그러면서 스크랩의 표지에 “편파·왜곡 보도매체는 스크랩에서 제외합니다”라고 써뒀다. 6.3지방선거 과정에서 GTX 철근누락 관련 편파왜곡 보도를 무려 76건이나 쏟아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출입금지는 하지 않았다. 고작 해당 회사의 기사를 안 보겠다고 했을 뿐이다.
공권력이 기자에 대해 출입금지를 시키면 헌법을 거스를 수 있다는 것은 이재명 정부도 확고한 생각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도 불만이 있거나 불합리하다는 기사가 있으면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언급하는 수준일 뿐 실력 행사에 나선 적이 없다.
기자에 대한 출입정지에 대해 이처럼 여러 이야기를 꺼낸 것은 국립오페라단의 어이없는 행동 때문이다. 박혜진 국립오페라단장은 얼마 전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한 명에게 1년의 출입정지를 하겠다고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 박혜진입니다”로 시작하는 글은 “해당 보도와 관련된 기자에 대해서는 향후 1년간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고 명시했다.
박 단장이 한경 기자에 대해 1년간 출입 제한 조치를 하겠다는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 발단은 한경 기자가 단독으로 인터뷰한 박혜진 단장 본인에 대한 기사였다. 그는 5월 15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사의 게재 시점을 사흘 뒤인 5월 18일로 정했다. 하지만 무슨 사정이 있는지 홍보팀을 통해 5월 26일로 미뤄달라고 해서 수용해줬다. 다시 한번 5월 28일로 늦춰달라고 해서 또 들어줬다. 5월 28일 오전 11시가 최종 엠바고 시점이었다.
한경은 정해진 시간 이후에 기사를 출고했을 뿐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잘못한 것이 단 하나도 없는데도 박 단장은 출입 제한 조치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도 한경의 연락을 피하고 있다.
다른 기자들이 항의를 했다고 들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통해 이야기할 논점이 있다). 기자간담회날 단독 기사가 나왔으니 좋은 기분일 리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박혜진 단장이 아니라 기자들끼리의 문제다. 자신이 약속한 시점에 기사를 출고한 기자에게 출입정지를 내릴 일이 아니다. 그것도 1년이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자료를 미리 유출한 언론사가 받은 징계가 출입정지 6개월이었다.
박혜진 단장의 오만하고 부당한 처사는 본인 스스로 책임져야할 것이나 문화체육관광부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문체부는 표현의 자유를 수호해야 하는 기관이 아닌가. 문체부 산하 유관단체장이 이런 행동을 벌인 것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박혜진 단장은 공공기관장이 언론사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권한의 범위를 넘어선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재명 정부에 어떤 부담을 주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