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정비구역 지정 후 279일 만에 설립됐다. 통상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설립까지 3년6개월이 걸리는 걸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조합직접설립제도를 활용해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단계를 건너뛰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덕분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2구역 등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조합직접설립을 추진 중이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도입된 조합직접설립제도를 통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재개발 사업지는 9곳, 재건축은 6곳이다. 재개발과 재건축 단지가 정비구역 지정에서 조합설립까지 걸린 기간은 각각 평균 1년3개월(444일), 1년10개월(647일)이었다. 정비사업 속도를 평균 2년가량 줄인 셈이다.
조합직접설립제도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토지 등 소유자의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조합설립 추진위 단계를 생략하고 곧바로 조합 설립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75% 이상이 동의하면 서울시로부터 일부 예산도 지원받는다. 해당 지역 구청장이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협의체 구성을 지원하고 행정·재정적 뒷받침을 해 사업 기간을 줄여준다. 이를 통해 평균 2억원의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 제도는 6·3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약한 ‘쾌속통합기획’(신속통합기획 2.0)의 핵심 수단이다. 조합설립 추진위 구성을 생략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동시 처리해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게 핵심 내용이다.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통합하는 건 도시정비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추진위 구성 생략은 서울시가 시행 중인 조합직접설립제도를 통해 가능하다.
한 재건축 조합장은 “민간 정비사업에서 서울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행정 절차에 드는 기간을 줄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초기 단계에서 속도를 내도 사업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사업성이 담보돼야 한다. 2020년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1호’ 사업지로 선정된 광진구 중곡4동 신향빌라는 2022년 6월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후 조합직접설립을 추진했지만 사업성 부족 우려로 올해 2월에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신향빌라의 용도지역을 변경하고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으로 용적률을 상향하는 등 사업성을 높였다. 한 지방자치단체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관련 법 개정으로 정비구역 지정 전 조합설립 추진위 구성이 가능해졌고 관련 예산 지원도 있다”며 “정비구역 지정 전이라면 이 같은 제도 활용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