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동탄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화성시 동탄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경기 화성 동탄 집값이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규제지역 추가 지정을 놓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난 상황에서 세 낀 매매가 가능한 ‘비규제 메리트’로 가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투자수요가 대거 진입한 가운데 대책 효과가 반감되고 시장 혼란만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내놓는다.

집값 20억 찍었는데…정부, '동탄 규제' 머뭇거리는 까닭
1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3~5월 화성 동탄구 내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오피스텔 등)을 매수한 사람(6119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외지인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수자의 34.1%(2084명)가 화성 외 지역에 거주하면서 동탄에 아파트를 사들였다. 거주지가 지방인 매수자는 6.5%(395명)였다.

지난달 3040세대 등 동탄구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1306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전체 생애 최초 매수자가 1만3000여 명인 것을 고려하면 동탄구 비중이 10%에 달했다.

주변 지역과 달리 전세 낀 매매가 가능한 점이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경기 남부에서 성남(분당구, 수정구, 중원구), 수원(영통구, 장안구, 팔달구), 안양(동안구), 용인(수지구) 등이 포함됐지만 동탄은 분구 등이 이뤄지지 않아 제외됐다. 동탄구는 4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석 달 전보다 3% 올라 경기도 3개월간 물가상승률(1.2%)보다 1.5배를 초과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을 위한 조건을 충족한 상태다.

문제는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현행법상 정부는 시·도 지역에 걸쳐서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 동탄을 핀셋 지정하기 위한 권한은 경기지사가 갖고 있다.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낮아지고, 신용대출이 1억원 넘게 있으면 1년간 이 지역에 주택 구입 자체가 불가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겨 갭투자가 불가능해진다.

정부에서는 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2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세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자칫 뒷북 정책으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섣부르게 움직여 또 다른 풍선효과와 시장 혼란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