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세제혜택을 받으며 반복적으로 빚 독촉을 해온 금융권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제도를 정비한다. 앞으로는 금융회사가 개인 연체채권을 회수 불능 채권으로 분류해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최초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때에 반드시 채권을 정리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기관채권 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 이번 개정은 지난 2월 발표한 ‘연체자 보호와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의 후속 조치로, 오는 9월 중 시행된다.
현재 법인세법에서는 ‘못 받게 된 빚’에 대한 세제혜택(대손 인정)은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등 회수가 불가능한 것이 확정된 시점에 제공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금융회사에는 예외적으로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뒤 금융감독원에 대손 인정을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 시효가 다하기 전이라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금융회사는 이런 점을 이용해 소멸시효를 연장해 빚 독촉과 회수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금융회사는 최초 소멸시효(연체 5년 이후)가 돌아올 때 연체채권의 시효를 완성해야만 세제혜택을 받게 된다. 다만 금융권 건전성 관리 부담을 고려해 적용 대상은 우선 은행·보험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여전·상호금융 등은 3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으로 한정한다. 채무자의 은닉 재산 발견, 채무조정 등으로 불가피하게 시효가 중단되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대손 인정 후에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있다.
금융위는 반복적 채권매각 억제를 비롯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의 다른 조치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채권의 반복적 매각에 따른 채무자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 달 중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