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직업계고·고졸인재 채용 엑스포’ 하나은행 부스에서 학생들이 채용 상담을 하고 있다.  /최혁 기자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직업계고·고졸인재 채용 엑스포’ 하나은행 부스에서 학생들이 채용 상담을 하고 있다. /최혁 기자
“은행이 바라는 인재상의 대표 키워드는 ‘소통’입니다. 자격증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자신만의 성장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이 유리합니다.”(농협은행 인사담당자)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직업계고·고졸인재 채용 엑스포’에서 참가자가 가장 많이 붐빈 곳은 은행 부스였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시중은행 5곳이 마련한 상담 부스는 취업 조언을 들으러 온 학생 400여 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우리은행 부스에서 20분가량의 열띤 상담을 마친 김모양(삼일고 1학년)은 “인공지능(AI)과 앱을 개발하는 테크 직무, 투자를 전담하는 투자은행(IB) 등 금융권 진로 선택지와 관련해 유익한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은행은 올해도 고졸 인재 채용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들이 공통으로 꼽은 인재상은 ‘소통 전문가’였다. 창구에서 고객을 만나고 영업 네트워크를 쌓을 때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15일까지 특성화고 채용 연계형 인턴을 모집 중이다. 이 은행 인사담당자는 “기술이 많이 발달했다지만 피땀 흘려 모은 돈을 AI의 투자 조언에만 맡기는 사람은 없다”며 “개인의 종합적인 금융 상담 역량을 여전히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했다.

농협은행 인사담당자는 “금융 분야 자격증 등 정량 요소가 부족해도 합격한 사례가 많다”며 “학생회·동아리 활동 등 사소한 일상에서 깨달은 내용을 은행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지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잘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잘 읽히는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려면 기회가 닿는 대로 미리 써 보고 첨삭도 여러 번 받아두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공부와 관련한 회사 복지였다. 각 은행에서는 학자금을 비롯해 경영전문대학원(MBA) 및 디지털 석사과정, 어학 교육비 등 각종 지원 제도를 소개했다. 신한은행은 본인은 물론 자녀 교육비 지원, 해외 대학 eMBA 석사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이날 은행권 취업 상담을 마친 정모양(성암국제무역고 3학년)은 “입행 뒤에도 야간대에 가거나 주말에라도 시간을 내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했다.

은행원은 고졸 인재의 ‘유리천장’이 높지 않은 대표적인 직업 분야로 꼽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은행장들 역시 채용 의지를 밝혔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젊은 피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채용 박람회장을 가득 메운 학생과 군 장병의 모습에서 한국의 밝은 내일을 봤다”고 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저와 같은 고졸 출신 인재가 은행권에서 많이 활약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오유림/임민규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