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대형 원전 입지 선정을 앞두고 경상북도가 영덕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비 12조원에 주변 지역 지원금만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데다, 인공지능(AI)·수소 시대를 이끌 국가 전력 인프라라는 전략적 가치까지 내세우며 유치 명분을 쌓고 있다.

◇ “AI·수소 시대 이끌 국가 전력 인프라”

경상북도는 9일 영덕에 대형원전을 유치해 울진~영덕~포항~경주로 이어지는 동해안 에너지산업 벨트를 완성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4일부터 유치 희망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북, 영덕에 12조 대형원전 유치 총력전
김미경 도 에너지산업국장은 “AI 산업과 초대형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며 “경북은 철강·수소·AI 데이터 산업의 미래기지로 대형 원전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추진 당시 이미 부지 검증을 마쳤고, 한수원이 약 60만㎡(18만 평)를 매입해 기반을 갖춘 상태다. 동해안 송전망과 인접 산업벨트, 항만 접근성 등 대규모 발전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조건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 철강·수소·AI 산업과 시너지

경상북도의 구상은 단순한 발전소 유치를 넘어선다. 울진의 기존 대형원전, 경주의 원전산업 인프라, 수소 환원 제철로 전환 중인 포항 철강산업을 하나의 벨트로 묶겠다는 것이다.

포항 철강산업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을 앞두고 친환경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북도는 영덕 원전의 안정적 전력을 바탕으로 포항 철강산단과 AI 데이터센터, 수소 산업을 동시에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수용성도 높다. 영덕군이 올해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주민 찬성률은 86.18%로,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역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원전 건설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가 주민 지지를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원전 건설이 시작되면 하루 평균 2500명의 근로 인력이 투입되고 연간 1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영덕 원전 유치는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와 미래산업 경쟁력을 위한 전략사업”이라며 “인허가 원스톱 지원과 민원 패스트트랙 운영으로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덕/포항=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