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에 아파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절세용 급매가 나오며 한동안 주춤했던 강남구 집값까지 상승 전환하며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 흐름이 뚜렷해졌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8% 상승했다. 전주에 0.15% 올랐던 것에서 상승 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송파구와 서초구, 용산구 집값이 차례로 상승 전환한 상태에서, 11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던 강남구도 12만에 방향을 바꿨다. 지난주에 0.04% 하락을 기록했던 강남구는 이번 주엔 0.19% 상승했다.

강남구에 있는 한 공인 중개 대표는 "현장 분위기가 통계에 반영되기까지 보통 수주의 시차가 존재하는데, 실제 체감 경기는 이미 4월 중순부터 반전됐다"며 "양도세 등 세제 변화와 맞물려 매도인들이 호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신현대 11차 전용 170㎡는 지난달 22일 85억원에 새 계약을 맺었다. 같은 면적대가 지난 3월 81억원에 거래됐던 것에서 두 달여 만에 4억원이 뛰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112㎡는 지난 8일 37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마지막 거래인 지난해 3월 27억5000만원에서 1년 2개월 만에 9억8000만원이 뛰었다.
서울 압구정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서울 압구정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핵심지의 초소형 아파트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매매 시세 리딩 단지인 '헬리오시티'의 전용 49㎡는 지난달 24일 23억7500만원(8층)에 거래됐다. 같은 8층 매물이 지난 9일 21억700만원에 거래된 것에서 2주 만에 2억500만원이 오른 가격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제외한 모든 서울 자치구가 0.20% 이상 상승을 기록하며 고르게 올랐다. 성북구가 0.54% 올라 가장 크게 뛰었고, 이어 서대문구(0.45%), 강서구(0.39%), 종로구(0.36%), 동대문구(0.33%), 구로구(0.33%), 강북구(0.33%) 등이 뒤를 이었다. 성동구(0.29%)와 광진구(0.27%), 마포구(0.26%) 등 소위 '한강벨트' 지역 역시 서울 전체의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권 고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막판 급매물이 활발하게 거래됐다"며 "마지막 '바겐세일' 물량이 소진된 후 매물이 감소하고 매도 호가가 상향 조정된 점이 지표상 상승 전환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흐름은 과천과 분당 등 경기 핵심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서울 중위권 지역의 경우 상급지 이동을 희망하는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되며 가격 '키 맞추기'가 진행 중"이라며 "전·월세 물건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망하던 수요자들이 다시 매수에 나서면서, 상승세가 서울 중하위권 규제지역을 넘어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 압구정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서울 압구정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전셋값 상승세 역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8% 상승해 66주 연속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 2020~2022년 85주 연속 상승 이후 두 번째로 긴 상승 랠리다.

성북구가 길음·종암동 대단지 위주로 0.51% 올랐고,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0.50% 상승했다. 성동구(0.40%)는 옥수·하왕십리동의 뉴타운 대단지에서, 광진구(0.37%)는 광장동과 구의동 학군지에서, 노원구(0.36%는 상계동과 중계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이 밖에도 강동구(0.27%), 강서구(0.26%), 구로구(0.23%), 관악구(0.22%) 등도 높은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임차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대단지와 학군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전체 전셋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