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오피스텔 단지들 사진=한경DB
마포구 오피스텔 단지들 사진=한경DB
오피스텔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정부가 발코니 설치 금지 조항을 삭제한 데 바닥난방 면적 제한까지 전면 폐지하면서다. 1988년 오피스텔 건축기준 제정 이래 36년간 주거 활용을 가로막아 온 핵심 규제가 모두 사라졌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의 진화는 상품 관점에서 3단계로 구분된다. 1985년 서울 마포구에 성지빌딩이 오피스텔의 효시로 꼽힌다. 이후 2009년까지 이어진 1.0 시대는 원룸·투룸 중심의 소형 오피스텔이 주류였다. 1~2인 가구의 도심 임시 주거 수요와 업무 겸용 공간이라는 본래 성격이 결합된 시기다. 바닥난방이 전용 85㎡ 이하까지만 허용된 탓에 공급 평형 자체가 소형으로 고착됐다.

2010년 주택법 개정으로 오피스텔이 준주택에 편입되면서 2.0 시대가 열렸다. 업무부분 비중 의무가 사라지고 2021년에는 바닥난방 허용 면적이 120㎡ 이하까지 확대되면서 3~4인 가구 진입이 가능한 평형이 등장했다. 아파트 가격 급등과 도심 공급 부족 속에서 오피스텔이 아파트 대체재 수요를 흡수하는 주거용 상품으로 본격 자리잡았다. 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누계 공급량은 2022년 기준 100만실을 넘어섰다
"발코니에 바닥난방까지"…오피스텔 대못 규제 뽑혔다
3.0 시대의 분기점은 분명하다. 2024년 한 해에 발코니 설치 허용과 바닥난방 면적 제한 폐지가 연이어 단행되면서 발코니를 갖춘 중대형 평형 설계가 가능해졌다. 외관과 주거 성능 측면에서 아파트와 사실상 차이가 없는 '주거 완성형 오피스텔' 시대가 열린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1인 가구 증가, 재택근무 확산, 직주근접 수요 확대 등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를 규제 완화의 공식 배경으로 들었다.

업계는 이번 변화가 장기적으로 도심 분양시장의 상품 지형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소형 1~2인 가구 상품에 머물렀던 오피스텔이 발코니 포함 3~4인 가구용 주거형 상품군까지 본격 확장하면서 도심 입지의 주거 선택지가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수도권 중대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회복 곡선을 그리고 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올 4월 기준으로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중대형(전용면적 60㎡초과 85㎡이하) 100.5, 대형(전용면적 85㎡ 초과)이 100.9를 기록해 각각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건축 측면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졌고, 아파트 대체재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본다"며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주거 완성형 오피스텔이 도심 분양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