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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민의 HR이노베이션] 위기에 빠진 기업 교육
현실과 괴리된 교육의 한계
첫째, 지나치게 공식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70-20-10 모델’은 교육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이론이다. 개인의 학습이 70%는 일을 통한 경험에서, 20%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10%는 전통적인 교실 수업 등 공식 교육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그런데도 많은 기업이 교육 예산의 90% 이상을 이 10%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에 투입하고 있다. 얼마나 비생산적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교육 담당자의 역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 교육 담당자가 자신의 업무를 ‘신입사원을 위한 과정을 개발·운영해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담당자는 모든 에너지를 과정 개발과 운영에 쏟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담당자가 자신의 업무를 ‘신입사원이 조직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것’으로 확장해 정의한다면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제공할 수 있는 리소스가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자들은 기억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학습자들을 ‘괴롭혀’ 왔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에빙하우스의 실험에 사용된 정보가 의미 없는 문자 조합이었다는 사실이다.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개인에게 의미 있거나 관심을 끄는 내용, 또는 현재 수행 중인 업무와 직접 연관된 내용을 제공하는 게 좋다.
공식 교육과정 과감히 줄여야
셋째, 교육 부서가 구성원의 성과 향상보다 법정·사내 필수교육 운영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 부서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로 법정 필수교육이 크게 늘었다. 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와 직원·산업 보호를 위해 필수교육 대상과 범위가 확대되고, 각 부서도 자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구성원 대상 필수교육을 시행하고 있다.하지만 조직이 많은 비용을 들여 콘텐츠를 제작·제공하더라도 실제로 ‘제대로 보는 사람’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필수교육이 늘어난다는 것은 회사의 운영상 책임이 구성원 개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는 알아야 할 내용을 이미 교육으로 제공했다.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는 구성원의 책임이다”라는 태도는 얼마나 손쉬운 회피인가? 결국 기업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은 역설적으로 공식 교육 과정을 과감히 줄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오승민 LG화학 인재육성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