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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정 감독 "20년 생존 비결은 유연함…쉴 새 없이 새 장르 흡수했죠"
인터뷰 - 'The M.C오케스트라' 김문정 감독
韓 최장수 뮤지컬 오케스트라
관객들, 과거엔 작품·배우 우선
지금은 오케스트라까지 따져봐
뮤지컬 연주자 직업군 생겨 뿌듯
28일 서울롯데콘서트홀서 공연
어린이 합창단 20명과 협연
엘리자벳·데스노트·겨울왕국 등
과거와 미래 아우르는 넘버 구성
韓 최장수 뮤지컬 오케스트라
관객들, 과거엔 작품·배우 우선
지금은 오케스트라까지 따져봐
뮤지컬 연주자 직업군 생겨 뿌듯
28일 서울롯데콘서트홀서 공연
어린이 합창단 20명과 협연
엘리자벳·데스노트·겨울왕국 등
과거와 미래 아우르는 넘버 구성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관객 수준이 놀랍도록 높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누가 나오느냐’ ‘어떤 작품이냐’가 전부였죠. 지금은 ‘어떤 음악을 하느냐’ ‘어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느냐’를 따져 묻는 시대가 왔습니다.”
김 감독은 이런 변화를 뮤지컬 시장이 성장했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읽었다. 무대 아래 어두운 피트(pit·오케스트라 연주석)에서 극을 받치던 연주자들이 이제 무대 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돌 맞은 뮤지컬 전문 오케스트라
The M.C 오케스트라는 오는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기념 콘서트를 연다. 김 감독은 “배우의 배경음악이 아니라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소리 그 자체를 즐기러 오는 관객에게 보답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공연은 40인조 오케스트라로 편성했고 20명의 어린이합창단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김 감독이 이끌어온 뮤지컬 전문 오케스트라의 20년은 한국 뮤지컬산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민간 오케스트라가 20년을 버텼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했다. “1995년 무렵 1년에 한두 편이던 뮤지컬이 이제는 한 해 500편 넘게 올라갑니다. 상전벽해죠. 시장이 커지면서 ‘뮤지컬 전문 연주자’라는 확고한 직업군이 생긴 것이 가장 뿌듯합니다.”
그는 “초창기엔 클래식 전공자들이 잠시 거쳐 가는 아르바이트 정도로 인식됐는데 지금은 단원들이 이 일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며 인생을 설계한다”며 “그만큼 시장이 단단해졌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오케스트라의 생존 비결은 ‘유연함’이다. 클래식의 문법에 갇히지 않고 전자 악기를 섞거나, 플루트로 국악기 주법을 구사하는 등 장르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점을 지녔다. 이는 한국 뮤지컬 특유의 ‘속도전’이 만들어낸 경쟁력이기도 하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는 한 작품이 오픈하면 수십 년간 롱런하지만 한국은 길면 1년, 짧으면 2~3개월 만에 작품이 교체되는 ‘로테이션 시스템’이에요. 그 덕분에 저와 단원들은 쉴 새 없이 새로운 장르와 악보를 흡수해야 했죠.”
◇한국 뮤지컬의 연대기 담아
이번 공연은 김 감독의 지휘봉을 거쳐 간 한국 뮤지컬의 연대기다. 그는 “단순한 인기곡 나열이 아니라 우리 오케스트라의 서사가 담긴 곡들로 20년의 흐름을 짰다”고 설명했다.‘과거’ 레퍼토리는 뮤지컬 ‘엘리자벳’ 초연 당시 김선영 배우의 노래를 13년 만에 들을 수 있다. ‘에비타’도 초연 당시 곡, ‘레미제라블’ 초연 때 박지연 배우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공연 중인 ‘데스노트’를 대편성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해 웅장함을 더했다.
하이라이트는 ‘미래’다. 내년 한국 상륙 예정인 디즈니 뮤지컬 ‘겨울왕국(프로즌)’과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수록곡을 연주한다. 김 감독이 준비 중인 창작 뮤지컬 ‘몽유도원’의 곡도 이날 최초 공개된다.
관객이 객석을 벗어나 무대 위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시간도 마련된다. 이벤트를 통해 선별된 관객에게 4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반주에 맞춰 노래할 기회를 준다. 김 감독은 “일반인이 주는 날것의 신선한 감동은 프로의 무대와는 또 다른 울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