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도 벌벌 떤다…'B-2' 핵 폭격기 만든 '비밀요새' 가보니 [강경주의 테크X]
<테크X46>
노스롭그루먼 본사 탐방
트럼프가 가장 아끼는 핵 전략 자산 B-2의 비밀
노스롭그루먼 본사 탐방
트럼프가 가장 아끼는 핵 전략 자산 B-2의 비밀
전익기·특수도료·저소음 엔진…B-2에 담긴 美 과학의 정수
미 전쟁부(옛 국방부)인 펜타곤과 가까우면서도 숲과 구릉지로 건물이 둘러싸인 탓에 본사는 비밀 요새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장 병력에 의해 극도로 까다로운 신분 확인과 보안 요구 조건을 통과한 자만이 발을 들일 수 있는 미국 최고 '탑 시크릿' 구역에 외국인이 출입한 건 극히 이례적이다. 취재진이 노스롭그루먼을 방문한 이유는 이 회사의 역량과 전략에 미국은 물론 동맹국의 안보가 달려있어서다. 이곳에서 마주한 노스롭그루먼은 단순한 방산기업이 아니라 100년 가까운 항공·우주·해양 기술이 융합된 'USA 디펜스테크'의 상징이었다.취재진은 미국이 자랑하는 B-2에 대해 취재했다. 노스롭그루먼 규정상 B-2에 대해 외부에 언급하는 것 자체가 금지다. 하지만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미 합동참모본부 3성 장군 출신의 프랭크 몰리 노스롭그루먼 총괄 부사장은 "어느 한 사업부나 한 가지 역량만으로 스텔스가 구현되는 게 아니다"며 "설계부터 제작까지 총체적인 생산 시스템과 제작 노하우가 극강의 스텔스로 구현됐다"고 입을 열었다. B-2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이유는 핵전략 무기에 대한 펜타곤 내부의 언론 발설 불가 방침도 있지만 최근 30년 내 강대국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것이 더 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공습에서 미군은 지하 80~90m로 요새화된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GBU-57 12발을 B-2를 통해 연속 투하해 폭발 때마다 더 깊이 파고드는 효과를 노렸다. B-2 투입에 이란은 전의를 상실했다. B-2는 작전 후 복귀까지 총 두 번의 공중급유를 받으며 착륙하지 않고 30시간을 비행했다. 임무 수행 거리는 왕복 2만2500㎞로 2001년 9·11 테러 직후 B-2가 참여한 최장 거리 작전으로 기록됐다.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B-2는 비행 내내 최소한의 통신만 주고받으며 조용히 이동했다"고 은밀성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B-2가 임무 완수 후 미주리주에 무사히 착륙했다"고 작전 성공의 공을 노스롭그루먼에 돌렸다.
회사 관계자는 "B-2는 대당 가격 24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종"이라며 "비행 1시간당 유지 비용은 15만 달러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길이 20.9m, 폭 52.1m, 높이 5.2m로 세계 최강의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는 공중급유를 받으며 최대 37시간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정원이 2명인 B-2의 콕핏 왼쪽에는 조종사가, 오른쪽 좌석에는 임무 지휘관이 탑승한다. B-2의 스텔스 성능은 적외선, 음향, 전자기파, 가시광선, 레이더 신호를 줄이는 복합 기술에서 비롯된다. 이 신호 감소 덕분에 정교한 방어 시스템조차 B-2를 탐지, 추적, 교전하는 것이 제로에 수렴한다.
스텔스 구현 방법은 미국 정부의 의해 '탑 시크릿'으로 분류돼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레이더와 열 흡수를 극대화한 복합 소재와 빛 반사를 최소화한 스텔스 도료 등 특수 코팅이 핵심 기술일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레이더는 금속에 부딪혀 반사되는 전파를 감지해 위치를 파악하지만 B-2의 특수 스텔스 도료는 전파를 반사하지 않고 흡수해버린다. 1회 출격 후에는 스텔스 도료를 기체에 재도포한다. B-2의 스텔스 설계는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극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개된 수치로는 약 0.1㎡ 수준의 RCS로 알려졌다. 특수 저반사 도료와 외형 설계에 힘입어 1만5000m 상공을 낮에 비행해도 가시성이 매우 낮다. 이번 공습 당시 이란은 B-2 영공 침입을 전혀 눈치채지 못해 전투기와 미사일을 한 대도 동원하지 못했다. 적의 정교한 방어망을 뚫고 목표물을 위협할 유일한 능력을 갖춰 ‘죽음의 가오리’로도 불린다.
엔진마저 숨긴 구조…소음·열 신호까지 지우다
동체와 날개가 한 몸이 된 전익기 설계 역시 스텔스 성능을 구현하는 요소다. 노스롭그루먼 관계자는 "B-2는 일반 전투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회전한다"며 "꼬리 날개나 보조날개 없이 날개 끝에 '러더(RUDDER)'라고 불리는 장치, 즉 방향을 바꾸는 작은 조종판을 열어 공기 저항을 만들어 회전한다"고 밝혔다. 작은 각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회전 반경이 크다.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식이다. 일반 항공기들이 가진 꼬리날개와 보조날개 등 부가적인 날개를 모두 없애고 극단적으로 심플하게 디자인해 레이더에 잡힐 수 있는 반사면 자체를 최소화했다.B-2는 최대 1만5200m 고도에서 최고속도 마하 0.95로 운용되며 순항 속도 마하 0.85로 1만1100㎞에 이르는 장거리 항속능력을 갖췄다. 제너럴일렉트릭의 1만7300파운드급 'F118-GE-100 터보팬' 엔진 4기는 기체 정중앙 깊숙히 숨겨 소음과 열 신호를 최소화했다. 회사 관계자는 "폭격기로서의 핵심은 압도적인 내부 폭장량"이라며 "B-2는 두 개의 내부 무장창에 총 18t의 무기를 장착할 수 있어 외부 무장 적재에 따른 스텔스 손실 없이 막강한 화력을 실을 수 있다"고 밝혔다. 탑재 옵션으로는 227㎏급 Mk-82 폭탄 80발, 340㎏급 GBU-38 폭탄 JDAM 80발 등이 있다. AGM-158 JASSM 순항미사일 16발도 통합 탑재할 수 있다.
B-2는 전략 핵무장 투사 플랫폼으로서도 설계됐다. 최대 350kt급의 B61이나 1.2Mt급의 B83핵폭탄을 16발을 적재할 수 있다. 이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리틀보이'(약 15kt)의 파괴력을 능가한다. 노스롭그루먼 관계자는 "B-2는 단순한 폭격기를 넘어 핵 억제력과 위협 가시성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전략 자산"이라며 "고고도 장거리 비행능력, 내부 폭장창을 통한 대량 무장 탑재, 높은 수준의 스텔스성능은 전장 접근의 성공률을 높이며 전술적·전략적 선택지를 다양화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