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노스롭그루먼·보잉의 협력사인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기 MRO(정비·수리·운영) 사업을 본격화한다. 부품 제조에 그치지 않고 수익성 높은 MRO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켄코아는 이미 아시아에 주둔 중인 미군의 F-15·16·35 등과 무인기(UAV)인 글로벌호크 등의 MRO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MRO 사업 확장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민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지난달 2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5 ADEX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박진우 기자
이민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지난달 2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5 ADEX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박진우 기자

록히드마틴의 20년 우수 협력사

이민규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국내 업체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브라질 엠브라에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사업을 논의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켄코아는 전체 매출의 70%를 해외 사업이 차지하며 록히드마틴과 스페이스X의 1차 벤더, 노스롭그루먼의 2차 벤더로 등록돼 있다. 록히드마틴과 보잉의 우수 협력업체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달 개척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1차 벤더로 참여한다. 보잉 B-777, 글로벌호크, F-15·16 등이 켄코아의 공장에서 부품을 공급받거나 정비를 받는 항공기다.

이렇게 미국 방산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배경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납기와 품질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켄코아는 시작부터 항공용 원자재 납품회사로 출발했다. 이 대표는 켄코아를 설립하기 전인 2000년 무역회사를 운영하다가 항공용 합금소재 유통사인 캘리포니아 메탈을 인수했다.
록히드마틴·보잉과도 손잡더니…1300억 뭉칫돈 '잭팟'  [돈되는 K스몰캡]
캘리포니아 메탈은 항공용 특수강과 티타늄·니켈·알루미늄 합금 등 주문부터 인도까지 6개월 넘게 걸리는 합금소재를 직접 조달하는 회사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한화시스템, 대한항공 등이 캘리포니아 메탈의 고객사다. 이 업체를 인수하며 국내 항공·방산회사에 원자재를 납품하다가 2013년 경남 사천에 켄코아를 창업했다.

최근엔 미국 조지아주 공장 인근에 있는 열처리 회사를 인수해 내재화했다. 이 대표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국의 시스템과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 특유의 납기 준수와 가격경쟁력도 현지 업체에 이식했다”고 했다. 다른 국내 업체와 달리 전시장 부스만한 대형 구조물을 조립·통합할 수 있는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켄코아의 경쟁력이다.
록히드마틴·보잉과도 손잡더니…1300억 뭉칫돈 '잭팟'  [돈되는 K스몰캡]

민간 MRO 사업 본격 진출1~2년 내 매출 2배

이 대표는 부품 제조·조립 중심인 사업 구조를 MRO로 재편할 계획이다. 현재 MRO의 매출 비중은 10~20% 수준이다. 이 대표는 부품 제조사업 이상으로 MRO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그는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 F-16이나 F-35 등을 판매해도 정비를 맡길 전문 파트너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해외 방산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하면 절충교역 의무가 생기는데, 중소기업과 협력하면 3배 크레딧을 받는 만큼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공군이 도입하는 대형 군용 수송기 사업에 록히드마틴의 C-130J를 제치고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모델이 이례적으로 선정됐다. 당시 엠브라에르는 절충교역 면에서 국내 기업 협력 컨소시엄을 이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업체 중 하나가 켄코아로 추정된다. 현재 켄코아는 대한항공이 수주한 아시아 주둔 미군의 창정비 일부를 맡고 있다. 켄코아가 F-15·16·35 등 전투기와 헬기, 수송기 등의 정비 경험을 두루 갖춘 배경이다.
록히드마틴·보잉과도 손잡더니…1300억 뭉칫돈 '잭팟'  [돈되는 K스몰캡]
켄코아는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투자받았다. 코로나 시기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수요가 크게 줄면서다. 하지만 이후 밀려드는 부품과 MRO 주문량을 고려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증설은 마지막 단계에 있다”며 “매출액 기준 두 배 성장이 1~2년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