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계산, 풍부한 감성의 조화...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7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공연 리뷰
-협연자 양인모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
-2부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협연자 양인모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
-2부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지난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OSR)은 이 두 가지 면에서 조화로운 기량을 보여줬다. 1부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함께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를 들려줬고, 2부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연주했다.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은 낭만주의의 정점이라 할만한 곡이다.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멜로디와 함께, 바이올리니스트의 화려한 기교를 요구한다. 2022년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로 감성과 기교 모두에 강점을 지닌 양인모가 협연자로 나섰다. 올해 29세인 그는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넘어, 보다 여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연주를 보여줬다.
2부는 온전히 오케스트라의 장기를 선보이는 시간이었다. 조나단 노트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택했다. 불과 1세기 전 파리 초연 당시, 관객들의 야유와 소란으로 악명 높았던 작품. 자칫 합이 맞지 않으면 불협화음의 연속이 되기에, 노련한 곡 해석과 연주력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OSR이 스트라빈스키의 곡을 택한 건 악단의 시작점과 맞닿아있다. 이 악단은 지휘자이자 수학자인 에르네스트 앙세르메가 1918년 창단했다. 수학에 재능이 있던 앙세르메는 음악을 아름다운 수학으로 해석했다. 리듬이란 결국 시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행위. 그는 리듬을 엄격하게 다루는 것을 넘어 세련되고 아름답게 표현했다. OSR는 이 같은 뿌리가 있는 악단이라 리듬을 중시하는 근현대 작곡가들에 특히 강점을 보여왔다. 그중 스트라빈스키는 그들의 주특기다. 스트라빈스키는 오랜 기간 서양음악사를 지배했던 멜로디의 시대에 작별을 고하고, 리듬의 시대를 연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내한에는 100명이 넘는 단원들이 참여한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동행했다. 현악 파트의 배치도 독특했는데 모두 50명이 넘는 현악기가 일제히 몰아칠 때 '봄의 제전'의 감동은 폭발했다. 허명현 음악 칼럼니스트는 "봄의 제전은 언뜻 굉장히 혼란스러워 보이는데,이런 완벽한 혼란을 만들기 위해선 철저하고 이성적인 계산이 필요하다"며 "오늘 조나단 노트의 봄의 제전이 딱 그런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