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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품질 다 잡은 레드테크…韓 투톱 산업, 이미 中이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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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부의 원천 기업이 흔들린다
    (2) 中 맹추격에 수출 1·2위 산업도 경고등…코너 몰린 韓

    글로벌 점유율 줄줄이 하락
    물량공세에 철강·석화도 먹구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년 넘게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난 것은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2013년이다. 그 뒤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가 세계 D램 시장을 나눠 먹었다. 주도권을 쥔 나라는 단연 한국이었다. 2015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81.5%에 달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올 1분기 점유율은 75.9%로 축소됐다. 마이크론이 잘해서가 아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란 ‘다크호스’가 나와서다. 업계에선 올해 CXMT의 점유율이 1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인 D램마저 중국에 턱밑까지 추격당했는데 다른 산업이 온전할 리 있겠느냐”는 푸념이 업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 중소형 OLED 시장 40%, 中에 넘어가

    1일 옴디아, SNE리서치 등 국내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8대 주력 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한국 수출(6383억달러)의 63%(4005억달러)를 차지한 8대 산업이 무너지면 성장률 하락은 피할 수 없다.

    중국의 사정권에 든 업종에는 수출 1위 반도체(작년 1419억달러)와 2위 자동차(933억달러)도 포함됐다. CXMT는 범용 D램을 넘어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DDR5와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3) 양산 채비도 마쳤다. 이미 기술적으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 2월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첨단 패키징을 제외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 기술 등에서 중국에 밀렸다.
     가격·품질 다 잡은 레드테크…韓 투톱 산업, 이미 中이 삼켰다
    중국 1, 2위 완성차업체인 비야디(BYD·427만 대)와 지리그룹(334만 대)의 지난해 판매량을 합치면 세계 3위인 현대자동차그룹(723만 대)을 앞선다.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접수한 BOE, CSOT 등 중국 업체들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도 다 따라잡았다. 10년 전 한국이 장악한 중소형 OLED 시장의 40%는 중국에 넘어갔다. 2차전지는 이미 CATL 등 중국 업체에 주도권을 내줬다.

    ◇ 중후장대 “팔 곳이 없다”

    국내 2위 철근업체인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연산 220만t) 가동을 7월 22일부터 약 한 달간 중단한다.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공장의 불을 끈 배경에는 건설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습이 자리잡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같은 이유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산에 들어갔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생존을 걱정할 처지다. 중국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능력을 2019년 2711만t에서 2023년 5174만t으로 두 배로 늘린 탓에 판로를 잃은 롯데케미칼(-1266억원)과 LG화학 석유화학부문(-565억원)은 올 1분기 적자를 냈다.

    조선 분야도 기술 장벽이 높지 않은 선종은 이미 중국에 내줬다. 지난해 중국의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은 각각 80%와 60%에 이른다. 업계에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도 중국 점유율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보형/김채연/성상훈 기자 kph21c@hankyung.com
    김보형 기자
    산업과 부동산, 금융 분야을 취재해온 경제기자입니다.
    김채연 기자
    M&A 취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성상훈 기자
    무엇이 맞는지 항상 고민하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성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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