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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명화가 만드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사의 화음' [서평]
음악과 이미지
박찬이 지음 / 풍월당
512쪽|6만5000원
박찬이 지음 / 풍월당
512쪽|6만5000원
<음악과 이미지-회화와 기보에 깃든 선율들>은 ‘음대생보다 음악도서관에 더 자주 오는 미대생’ 출신 음악·미술 칼럼니스트가 쓴 악기와 미술이 함께 이뤄온 예술사를 다룬 책이다. 하프시코드와 바이올린, 리코더, 트라베소르 플루트, 오보에, 트럼펫과 같은 악기와 회화나 조각 같은 미술이 얽힌 ‘연애사’와 ‘결혼 과정’을 상세하게 담았다.
곡은 연주되는 동시에 사라지지만 악기와 연주자들은 그림 속의 주인공으로 영생을 얻기도 했다. 요하네스 페이메이르, 피터르 브뤼헐, 에드가르 드가,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같은 화가들은 악기를 배경으로, 혹은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을 모델 삼아 청각예술인 음악을 시각예술로 형상화했다. 화가들이 묘사한 그림 속 악기들은 때로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은유하기도, 감춰진 날것의 욕망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음악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이미지 속에서 사람들은 시대가 전하는 메시지를 읽어내곤 했다.
그림 속에 묘사된 악기들은 잊힌 역사를 들춰내기도 한다. 4개의 현을 지닌 요즘 바이올린이나 첼로와 달리 2~3개의 현을 지닌 레벡, 5개 이상의 현을 지닌 중세 피들, 6~7개 현을 갖춘 비올라 다모레 등 요즘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옛 악기들을 통해 오랜 기간 켜켜이 쌓인 ‘축적의 힘’을 느낄 수도 있다. 방랑자와 나그네, 불한당 그리고 악마의 악기에서 왕이 사랑한 악기로 변신한 바이올린의 역사라든지 가슴 아래, 배 위쪽에 바이올린을 놓고 켜다가 쇄골, 목, 턱 아래로 옮겨 연주한 바이올린 연주 위치의 변화상 같은 통시적인 음악사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