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재건축시장 '하이엔드 브랜드' 각축전
서울 강남권에 이어 부산에서도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 경쟁이 활발하다. 뒤늦게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은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부산 주요 단지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다.

DL이앤씨가 2021년 3월 해운대구 우동1구역 재건축 사업에 ‘아크로’를 적용하면서 부산에 하이엔드 브랜드 시장이 시작됐다. 이후 2022년 11월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과 지난해 7월 중동5구역까지 수주해 부산에만 세 곳에 ‘아크로’ 깃발을 꽂았다. 같은 시기 부산 최대 정비사업지로 꼽힌 해운대구 우동3구역에도 현대건설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내걸었다. 대우건설도 남구 대연4구역 재건축(대연비치) 단지에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했다. 지난해 12월 하이엔드 단지 중 처음으로 입주했다. SK에코플랜트는 재개발 사업지인 해운대구 반여 1-2구역에 ‘드파인센텀’(투시도)이란 이름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했다. 2022년 4월 분양 당시만 해도 ‘센텀아스트룸SK뷰’였지만 같은 해 8월 SK에코플랜트가 ‘드파인’이라는 브랜드를 내놓자 이듬해 조합이 이름을 바꿨다. SK에코플랜트는 수영구 광안2구역 역시 ‘드파인 광안’을 적용해 분양을 준비 중이다.

부산에서 반여동, 광안동, 중동, 우동 등 하이엔드 적용 지역은 대부분 해운대, 광안리 등 ‘바다 뷰’ 입지라는 게 공통점이다. 서울 강남과 한강변 등 특정 지역에 차별화된 브랜드가 적용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업계에선 공사비 인상 등이 부산 하이엔드 단지의 분양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공사 선정 당시 9200억원이던 우동3구역 사업비는 하이엔드 브랜드 도입과 공사비 인상 등으로 3700억원가량 늘어난 1조29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3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부산 미분양 물량은 3222가구로 2월보다 2.3% 증가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치솟은 공사비와 금리, 떨어진 아파트값 등이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의 분양 승패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