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휴대폰으로 언제든 정확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죠. 그런데 여전히 손목시계를 차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일까요? 손목시계를 액세서리이자 패션의 일부로 여기기 때문이죠. 스위스 시계 산업의 아버지로 불린 니컬러스 조지 하이에크(Nicolas Geroge Hayek)는 오늘날 ‘스 위스 시계=고급 패션 시계’라는 인식을 확립한 기업가입니다. 성공한 컨설턴트 하이에크는 레바논에서 세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어요. 프랑스로 유학 가서 리옹 대학교에서 수학과 물리학, 화학을 공부했죠. 1950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스위스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결혼한 뒤 스위스로 이주했어요. 1963년 하이에크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하이에크 엔지니어링’이란 경영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어요. 컨설팅이란 어떤 기업의 문제점이나 장단점을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조언해 주는 일을 말해요. 하이에크의 컨설팅 회사는 1979년까지 30개 국가에서 3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둘 만큼 성공했어요. 위기를 맞은 스위스 시계 1980년대 초 하이에크는 스위스의 대표적 시계 회사 두 곳으로부터 컨설팅 요청을 받아요. ASUAG(스위스 시계산업 협회)와 SSIH(스위스 시계산업종합 주식 회사)였어요. 이들 회사는 오메가와 티쏘등 유명 브랜드를 갖고 있었지만, 브랜드 종류가 너무 많고 판매 방식이 복잡했죠.또 1970년대 이후 세이코, 시티즌 등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스위스 시계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절대 강자였습니다. 스위스 회사들은 전통적인 기계식 시계를 만들었어요. 기계식 시계는 전기나 배터리 없이 손으로 태엽을 감아 썼어요. 손으로 만든 에너지가 스프링에 보존돼 있다가 휠(바퀴)을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시곗바늘을 움직이는 원리예요. 그런데 1969년 한 일본 기업이 전자식 쿼츠 시계를 내놓았어요. 전자식 시계는 배터리와 전기 회로를 이용해 더 많은 진동을 만들어냈죠. 하루에 몇 초씩 느려지는 기계식 시계와 달리 시간도 더 정확했어요. 또 부품이 적게 들어가 가격도 저렴했지요. 스위스 시계 산업은 한때 9만 명에 달하던 종사자 수가 4만 명대로 줄어들 만큼 어려워졌습니다. 스와치의 탄생 이때 스위스 시계 산업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한 사람이 하이에크예요. 그는 우선 ASUAG와 SSIH의 합병을 추진합니다. 스위스 시계의 전통을 유지하면도 가격이 저렴한 새로운 브랜드도 만들 었어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전자식 쿼츠 시계로, 고작 50여 개 부품으로만 조립한 손목시계였어요. 기존의 전자시계보다 부품 수를 절반으로 줄인 거예요. 또화려한 색상과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이 시계의 이름이 두번째 시계(Second Watch)라는 뜻을 가진 ‘스와치(Swatch)’입니다. 당시 일본산 쿼츠 시계가 75달러였는 데, 스와치는 40달러로 더 저렴했어요. 하이에크는 1985년 ASUAG 등 두 회사를 합병한 SMH를 사들이고, 이듬해 회장이 됩니다. 이 회사는 나중에 스와치 그룹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시계 왕국을 세우다 하이에크는 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민했어요. 저렴한 전자시계부터 고급 기계식 시계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했지만, 부품을 표준화하고 공정을 자동화했어요. 다른 기업들이 인건비가 싼나라로 생산 시설을 옮길 때도 그는 스위스의 전통을 이어 가려고 노력했어요. 시계에 들어가는 중요한 부품도 전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지금도 다른 시계업체들이 스와치 그룹에서 부품을 사 가고 있습니다. 오늘날 스와치 그룹은 수천만 원에 이르는 ‘브레게’와 ‘오메가’부터 몇만 원짜리 ‘스와치’ 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세계 시계 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by 문혜정 기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 중국 경제 성장 부진, 엘니뇨(해수 온난화 현상)로 인한 인플레이션.’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BE)가 1일 꼽은 올해 세계 경제의 주요 리스크(위험) 요인이다.블룸버그는 세계 경제 위험 요인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달 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중론을 폈다. 블룸버그통신의 뉴스 제목 5만6000건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최근 Fed 위원들의 발언이 여전히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라는 이유에서다.시장에서는 이르면 3월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경우 Fed가 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수 있겠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기상 이변이 발생해 주요 글로벌 무역에 차질이 생기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등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올해 성장률 5%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의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5%다. 보고서는 지난해 부양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을 감안해 올해 분기별로 2500억위안(약 45조5000억원)씩 추가 지출할 경우 올해 2~3분기에 성장률이 5%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아울러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강력한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초래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둔화)을 부추길 수 있다고 봤다. 미국과 유럽 지역은 엘니뇨 등 기후 요인으로 물가가 0.2%포인트 정도 오르고, 인도·필리핀이 0.5%포인트, 아르헨티나·브라질이 0.75%포인트 상승하는 등 개발도상국의 피해가 더 클 것이란 전망이다.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 중국 경제 성장 부진, 엘니뇨(해수 온난화 현상)로 인한 인플레이션.’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BE)가 1일 꼽은 올해 세계 경제의 주요 리스크(위험) 요인이다.블룸버그는 세계 경제 위험 요인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달 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중론을 폈다. 블룸버그통신의 뉴스 제목 5만6000건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최근 Fed 위원들의 발언이 여전히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라는 이유에서다. Fed는 2022년부터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 지난해 7월 연 5.25~5.5%로 끌어올렸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22년 6월 전년 동월 대비 9.1%까지 치솟았지만, 작년 11월 3.1%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9%(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았고, 지난해 11월 실업률은 3.7%로 낮은 수준이다.이에 시장에서는 이르면 3월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경우 Fed가 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수 있겠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기상 이변이 발생해 주요 글로벌 무역에 차질이 생기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올해 말 미국 CPI 상승률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2.4%이며,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치는 2.6%로 이보다 소폭 높았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Fed가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인하해 기준금리 상단이 연 4.7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 안팎’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등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올해 성장률 5%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의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5%다. 보고서는 지난해 부양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을 감안해 올해 분기별로 2500억위안(약 45조5000억원)씩 추가 지출할 경우 올해 2~3분기에 성장률이 5%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아울러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강력한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을 초래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둔화)을 부추길 수 있다고 봤다. 미국과 유럽 지역은 엘니뇨 등 기후 요인으로 물가가 0.2%포인트 정도 오르고, 인도·필리핀이 0.5%포인트, 아르헨티나·브라질이 0.75%포인트 상승하는 등 개발도상국의 피해가 더 클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0%보다 낮은 2.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