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추가공사비 '377억 감액'에도…갈등 계속될 듯
한국부동산원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요청한 추가 공사비 1조1385억원의 일부인 1621억원에 대한 검증을 마치고 377억원을 감액하라는 결과를 내놨다. 양측 모두 결과를 수용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검증하지 못한 9764억원에 대해선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지난 14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공사비 검증 결과를 통보했다. 증액 공사비 1조1385억원 중 14%가량인 1632억원에 대해 검증한 결과 377억원을 감액하라는 결정이 담겼다. 공사비 검증을 요청한 지 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그동안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단은 공사비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작년 4월 공사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지난해 8월 조합은 시공단이 요구한 공사비 4조3000억원을 수용하되 증액된 공사비(1조1385억원)에 대해선 부동산원에 검증을 맡기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공사가 재개됐다.

양측은 이번 부동산원 검증 결과를 일단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합의 당시 양측이 부동산원의 검증 결과에 따르기로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다툴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시공단 관계자도 “공사 재개 당시 합의한 것처럼 결과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사비 갈등을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원이 추가 공사비 중 1621억원만 검증하고 86%에 해당하는 9764억원에 대해서는 검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나머지 공사비(9764억원)는 분양대금, 분양 시점, 적용 금리 등 조합과 시공자 간 합의가 있어야 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검증기관이 임의로 책정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검증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부동산원이 전부 검증해주면 편하지만 상당한 부분을 검증하지 못하니 합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소통해보고 안 되면 다음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은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단 관계자는 “시공단은 공사 재개 합의 조건과 조합 총회를 거친 변경계약에 따라 공사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검토 불가분에 대해서는 변경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이라 조합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