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종이통장을 발급하지 않는 등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소비자에게 이자를 더 얹어주는 예·적금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금융소비자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천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ESG 상품으로 ‘아름다운용기 예·적금’을 출시했다. ‘그릇’을 뜻하는 용기와 ‘불편을 감수하는 아름다운 용기’라는 중의적인 뜻을 담았다.

아름다운 적금은 최고 금리가 연 2.6%에 달한다. 다회 용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SNS에 올리거나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실천 서약, 통장 사용하지 않기 등의 활동을 하면 0.5%포인트씩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친환경 정기예금인 ‘KB그린웨이브 1.5℃’(지난 14일 기준 최고 금리 연 1.7%)를 판매 중이다. ‘종이통장 발행하지 않기’ 등의 조건에 따라 최대 0.45%포인트의 보너스 이자를 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입자 1인당 2000원씩의 기부금을 조성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와 숲 조성 등에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으쓱(ESG) 통장은 대중교통 이용과 환경보호 실천 서약 등의 조건을 달성하면 기본금리에 최대 0.4%포인트 이자를 더 얹어준다. 하나은행은 한국전력과 손잡고 소비자에게 에너지 절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을 요구하는 ‘에너지 챌린지 적금’을 판매 중이다. 모바일 앱인 하나원큐에 전력 사용량을 입력하고, 전년 동기 대비 사용량과 비교해 절감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연 4.1%의 이자를 제공한다.

지방은행도 ESG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구은행의 친환경 녹색적금과 부산은행의 저탄소 실천 예·적금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차량 보유자, 탄소포인트제 참여 등의 조건에 따라 각각 기본 이율에 0.4~0.5%포인트를 추가로 얹어준다. SC제일은행은 탄소중립을 선언한 ESG 예금, 펀드, 보험에 가입하면 고객 명의로 대관령에 나무 한 그루씩 총 2000그루를 심는 ‘착한 숲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적금 이율이 여전히 낮지만 ESG 이행을 조건으로 비교적 높은 이자를 주는 상품이 적지 않다”며 “돈을 모으며 세상을 위한 실천을 한다는 관점에서 가입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