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바닥을 치는 분위기지만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고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부동산경기가 호전되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저점 통과여부는 봄 이사철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주도하고 있는 가격 상승세는 작년 초 상황과 비슷하다"면서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지속적인 매수세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재료가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안 팀장은 "올 여름 보유세를 회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거래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바닥 여부를 자신있게 말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문숙 LMS컨설팅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재건축아파트나 웃돈이 하락한 입주예정 아파트를 찾아다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기존 일반 아파트에는 아직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봄 이사철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정부가 작년 말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쓰기 시작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바닥심리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선별 투자에 나서고 있어 시장의 양극화 현상만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장에서 뛰고 있는 실무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경기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청계천 인근에서 주상복합을 공급하고 있는 대형플래닝의 유대형 사장은 "모델하우스를 찾는 방문객이 작년 말보다 하루 평균 3∼4배 늘어났고 계약도 실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양동 월드메르디앙의 김학수 분양사무소장은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모델하우스를 찾는 방문객이 거의 없어 계약률이 제자리걸음이었는데 올 들어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면서 계약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