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나토식' 안보보장…트럼프 "종전 합의 가까워"

트럼프 "종전 가능성 어느 때보다 가까워"
미 당국자들 "논의 사안 중 약 90% 합의"
"우크라에 제안한 내용, 나토 조약과 유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 '집단방위 조항'과 유사한 수준의 안보 보장을 제안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종전 가능성에 대해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 방어 메달 수여 행사에서 "약 한 시간 전 유럽 지도자들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고 그중 많은 부분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것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긴 논의를 했고 상황이 나아지는 듯 보이지만 그렇게 말해온 지 오래됐으며 종전은 어려운 문제"라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긴 대화를 나눴다"며 "독일, 이탈리아, 핀란드, 프랑스, 영국, 나토 지도자들과도 대화했다.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등에 머물고 있던 그들과 접촉이 이뤄졌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도 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날 밤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국가 대표들과 만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화로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길고 좋은 대화들이었고 다시 말하지만, 나는 상황이 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유럽 정상들의 강력한 협조를 얻고 있고 그들 역시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종전을 원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고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로 종전을 원한다고 하다가 입장을 바꾸는 문제가 있다"며 "그래서 양측의 입장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에 영토를 양보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엔 "그들은 그 영토를 이미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 보장과 관련해서는 유럽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앞서 미국 정부 측 당국자들은 종전안 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전화 회견에서 "논의된 사안의 약 90%는 합의에 이르렀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안을 설명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안보 보장이 감시와 충돌 방지 등의 범주를 포함하는 나토 조약 5조와 유사한 형태다. 다만 안보 보장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제공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나토 조약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군사 분야에서 작업해 온 세부 내용을 보았는데, 초안 단계임에도 매우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AFP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 유럽 병력 배치 가능성 등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는 불확실하다"며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영토의 향방이라는 핵심 쟁점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