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150조 빅펀드' 출범…박현주·서정진 전략위 사령탑

"AI에 30조, 반도체에 21조 투입"
1호 투자처 해남 AI컴퓨팅센터·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유력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150조원을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가 11일 공식 출범했다. 펀드 운용 전략과 재원 배분을 논의할 민관 합동 전략위원회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사령탑을 맡는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국민성장펀드 출범식 및 제1차 전략위원회'를 개최하고 향후 투자 구조와 의사결정 체계를 공개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권 75조원과 민간자금 75조원을 합쳐 150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로봇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를 폭넓게 지원한다.

산업별 배분은 AI(30조원), 반도체(20조9000억원), 모빌리티(15조4000억원), 바이오·백신(11조6000억원), 2차전지(7조9000억원) 등이 유력하다.

전체 자금의 40% 이상은 지역에 배분될 예정이다.

국민성장펀드 거버넌스에는 금융·산업계 전문가가 참여한다.

우선 운용 방향과 관련해 전반적인 자문을 위한 '전략위원회'가 구성된다. 민관 공동위원장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함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이병헌 지방시대위 5극3특 특위 위원장, 김효이 이너시아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염성오 Gurin Energy 서울 대표 등 지역·청년·산업계 인사들도 위원회에 합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투자심의위원회→기금운용심의회'로 이어지는 2단계 심사 구조도 확정됐다.

투자심의위원회는 민간금융·산업계전문가 및 산은이 개별 건 실무 심사를 담당하고, 기금운용심의위원회는 첨단기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맡는다.

실무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에 '국민성장펀드 사무국'을 설치한 데 이어 정부 내에는 부처 합동 조직인 '국민성장펀드 추진단'도 구성된다.

현재 금융당국과 산은 등은 '1호 투자처' 후보 여러 곳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에 구축될 국가AI컴퓨팅센터, SK하이닉스가 조성 중인 용인 클러스터, 신안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을 유력한 후보로 점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기금운용심의회 회의를 열어 내년 운용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직접투자·간접투자·인프라투융자·초저리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한다.

직접 투자는 5년간 15조원을 들여 기업 증자나 공장 증설 등에 지분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이고, 간접투자는 35조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 정책 목적에 맞는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

인프라투융자는 5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배터리 공정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금융을 지원하고, 초저리대출 50조원은 2~3%대 국고채 수준 금리로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자금을 장기 공급하는 구조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