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땅 있어?"…'땅부자 자산주' 일제히 불기둥 뿜었다 [종목+]

'서울고터 개발 효과'에 제2의 천일고속 찾아라
하림지주·삼표시멘트, 상한가 직행
'용산' 서부T&D·'양재동' KCTC도 '급등'
서초구 양재동 하림 부지 /사진=김병언 기자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개발 기대감에 천일고속과 동양고속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제2의 천일고속'을 기대하는 자금들이 증시로 흘러들어오면서 알짜배기 땅을 보유한 토지 자산주(株)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11일 주식시장에 하림지주는 전일 대비 29.99% 오른 1만153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하림지주는 100% 자회사인 하림산업을 통해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물류·주거·업무 시설을 결합한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하 8층~지상 59층 규모의 첨단 물류단지와 아파트,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을 갖춘 복합 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재개발 소식이 알려지며 천일고속, 동양고속 등이 연일 상한가 행진을 벌이자 하림지주도 재부각되며 급등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고속은 이날도 가격제한폭까지 뛰면서 6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천일고속도 이날 26%대 추가 급등했다. 개발 소식 이후 동양고속과 천일고속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현재까지 주가가 각각 749%와 1133%씩 치솟았다.

KCTC 주가도 이날 19.81% 올랐다. 장중에는 27%대까지 뛰기도 했다. KCTC는 서울 양재동 일대에 대규모 물류센터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만 해도 약 5만7808㎡(약 1만7500평)에 달하는 매머드급 부지다. 이곳은 물류센터를 넘어 서울시로부터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 '양재 AI R&D 데이터센터'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논의도 함께 나오면서 '강남 개발'의 수혜가 예상되는 곳이다.
내년 착공을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이외에도 삼표시멘트(29.94%), 서부T&D(21.19%), 롯데칠성(9.5%), 경방(15.4%) 등의 주가가 뛰었다. 삼표시멘트는 수익 다변화를 위해 연면적 44만7913㎡ 규모의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에 나선 상태다. 최고 79층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시설을 계획 중이다. 서울숲 인근에 자리잡은 부지의 입지를 고려해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드래곤시티 등 호텔과 복합쇼핑센터를 운영하는 서부T&D는 용산구 나진상가 등 대규모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토지 가치가 최대 4조원으로 추정되는 서울 서초동 부지에 최고 250m 수준의 고밀도 복합업무시설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경방은 서울 영등포 대표 상업시설인 타임스퀘어를 보유한 기업이다.
서울 성동구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들어설 79층 빌딩 조감도. /서울시
다만 이들 기업 중에는 본업의 실적이 부진한데다 유통주식수가 적어 투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천일고속의 경우 최근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총 부채는 426억원 수준으로 자본잠식 우려도 제기된다. 동양고속도 자체 사업으로는 영업적자(지난해 기준 15억 영업손실)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유통주식 비중도 전체의 35%로 적은 편에 속한다.

삼표시멘트는 건설경기 부진에 시멘트 업계기 침체를 맞으면서 최근 실적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영업이익 127억원의 성적표를 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