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금융 회장, 연임 사실상 확정
입력
수정
임추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
PF 부실 딛고 2년간 실적 개선
재임기간 시총도 두배 이상 불려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8일 빈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빈 회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 등을 상대로 면접을 한 뒤 투표를 거쳐 빈 회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임추위의 결정 직후 BNK금융은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빈 회장을 차기 수장 후보로 확정했다.
이광주 BNK금융 이사회 의장은 “(빈 회장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재무적 성과를 거뒀으며 지역 경기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남아있음에도 지속가능한 경영과 조직 안정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경남 남해 출신인 빈 회장은 1988년 부산 경성대를 졸업하고 부산은행에 입사했다. 부산은행 비서팀장, 경영혁신부장, 신금융사업본부 부행장, 미래채널본부 부행장 등 요직을 거쳐 2017년 부산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업무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 작업 등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2023년 BNK금융의 수장으로 뽑혔다.
빈 회장은 취임 첫 해에는 부동산 프로젝트 PF 관련 투자 손실로 고전했다. 이 여파로 BNK금융의 그 해 순이익(6398억원)이 1년 전보다 18.5% 급감했다. 하지만 그 이후 리스크 관리와 이자마진 개선 등을 통해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8027억원, 올해 1~3분기 77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연간 실적은 85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삼정기업과 금양 등 거래 기업의 자금난에 따른 대출채권 부실화로 적잖은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도 끌어올렸다. BNK금융의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4조950억원으로 지난 3년간 두 배 이상 뛰었다.
빈 회장은 내년 3월 주총에서 연임안이 승인되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차기 회장 선정과정에서 투명성을 두고 잡음이 적지 않았던 만큼 주총 개최 전까지 주주들의 신임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BNK금융 지분 3%를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지난 4일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은행계 금융지주 가운데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지표가 낮은 편이라는 일부 주주들의 지적 역시 개선해야 할 내용으로 꼽힌다. BNK금융의 지난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59%로 국내 7개 은행계 금융지주의 평균치보다 낮다.
김진성/부산=민건태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