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기업 몰려든 영천…세수 4년 연속 늘었다

작년 법인지방소득세 113억
경북 시·군 중 유일하게 증가

330만㎡ 규모 산단 5개 확충
화신·로젠 2059억 등 유치 성사
올 상반기 경북 1위 고용률

분만산부인과·인재양성원 등
의료·교육·교통 인프라 강화
귀농 늘며 합계출산율도 1위
농업 중심 중소도시의 화려한 변신이 눈길을 끈다. 경북 영천시가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나선 지 8년 만에 고용, 세수, 출산율 등 주요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산단 330만㎡ 확충이 ‘효자’

2일 영천시에 따르면 흑자기업이 내는 법인 지방소득세가 경북 22개 시·군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경북 전체 법인 지방소득세가 2022년 4488억원에서 2024년 240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영천시는 2021년 62억원에 불과하던 법인세 수입이 2022년 99억원, 지난해 113억원으로 늘었다.

영천시의 약진은 기업 유치를 위한 산단 확충과 의료, 교통, 교육 등 정주 환경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민선 7기 취임 당시 가용 산단 부지가 3만㎡에 불과했다”며 “330만㎡ 규모의 산단 5개를 새로 조성했다”고 말했다.

122만㎡ 규모의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는 2023년 자동차 부품업체 화신과 물류기업 로젠이 영천시 출범 이후 최대인 2059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자동차부품업체 카펙발레오가 16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준공 전부터 우량기업이 속속 입주하면서 영천의 산업지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 황모씨는 “로젠의 영남권 물류본부가 가동하면서 야간 물류 차량과 훤히 불을 밝힌 공장으로 도시 풍경이 달라진 걸 실감한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지난해 경상북도 투자 유치 평가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의료·교육·교통 인프라 대폭 강화

기업 유치와 함께 정주 여건 개선도 주효했다. 최 시장은 “취임 당시 13년간 분만산부인과가 없는 상태였다”며 “분만취약지 지원 국비사업으로 영천제이병원을 유치해 매년 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후 이 병원에서 528명이 출산했다.

영천시는 출산 장려를 위해 첫째 300만원, 둘째 13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임산부는 출산 후 1년간 1000원만 내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자율형공립고 선정, 학생 대중교통비 무료화, 영천인재양성원 설립, 교사 친화형 도시 조성 등 교육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영천시의 2024년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당 1.25명으로 전국 시 단위 1위를 기록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도 2030년께 완료된다. 내년에는 경부고속도로 금호대창 하이패스가 개통되고 영천경마공원(3657억원), 영천시립박물관(318억원) 등 대형 인프라가 잇달아 완공된다.

최 시장은 “민선 7·8기에 시작한 사업들이 올해와 내년 완료되면서 산업·농업·관광 분야 일자리가 넘쳐나는 모델 도시로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