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놉시스에 3조 투자…GPU 생태계 확장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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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TPU 견제 나서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SW) 기업 시놉시스에 3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구글, AMD 등 엔비디아에 대항하려는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거센 상황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탈(脫) 엔비디아’ 움직임에 견제구를 날렸단 분석이 나온다.
2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일(현지시간) 시놉시스에 총 20억 달러(2조9400억원) 지분 투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황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세계에서 가장 컴퓨팅 집약적인 산업 중 하나인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놉시스는 EDA(전자설계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케이던스, 지멘스와 함께 EDA 3강으로 평가 받는다. 반도체 칩에 사용되는 수십억개의 트랜지스터와 커넥터의 복잡한 레이아웃 설계를 지원한다. 반도체 생산에 들어가기 전 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역할도 한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AI가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기술 협력, 공동 AI 시장 개척 등에 나서기로 했다. 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AI 기술과 시놉시스의 설계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AI 칩·시스템 개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GPU 생태계를 확장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오픈AI에 1000억 달러(147조5000억원)를 투자한 것도 이같은 포석의 일환이다. 오픈AI는 이 투자금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의 GPU 수백만 개를 구입하기로 했다. 엔비이아는 지난달에도 AI 모델 개발사 ‘앤트로픽’에 100억 달러(15조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칩이 탑재된 컴퓨팅을 300억 달러(44조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시놉시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엔비디아는 ‘하드웨어-SW-클라우드-설계’ 등 AI 전 영역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자체 AI 추론 칩 텐서프로세서유닛(TPU)을 메타 등 빅테크에 공급하는 것을 추진하는 등 엔비디아를 위협하고 있다. TPU는 가격이 GPU보다 최대 80% 저렴하면서도, AI 연산·추론에 특화된 터라 GPU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