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코인 첫 현물 ETF 흥행 참패…"알트코인 변동성 확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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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케일 상장 첫날
순유입 '0달러' 초라한 성적표
밈 코인 투자심리 급격히 위축
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이 최근 출시한 도지코인 현물 ETF는 상장 첫날 순유입 ‘0달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출시 첫 주 누적 순유입액 역시 약 216만 달러(한화 약 31억 원)에 그쳤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제시했던 예상치 1200만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앞서 출시된 비트와이즈의 솔라나 ETF나 그레이스케일의 엑스알프 ETF가 초기 흥행에 성공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올 들어 시바이누, 페페 등 주요 밈코인들이 연초 대비 50~70% 이상 하락하며 모멘텀을 상실한 것이 ETF 수요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알트코인벡터는 “한때 시장을 주도했던 밈코인들이 현재 내러티브와 상승 동력을 모두 잃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ETF 부진 속에 도지코인 시세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최근 상승분을 반납한 도지코인은 현재 0.149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핵심 지지선인 0.14달러를 위협받고 있다.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0.14달러 선을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분수령으로 지목했다. 알레한드로 아리에체 FX프로 애널리스트는 “0.14달러 지지가 무너질 경우 0.10달러까지 하락하며 약 30%의 추가 낙폭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아유시 진달 뉴스BTC 연구원은 “해당 구간을 방어해낼 경우 0.16달러 저항을 뚫고 0.17달러, 중기적으로는 0.21달러까지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숨 고르기’ 국면이 뚜렷하다.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선에서 횡보하는 사이 알트코인 시장은 방향성을 탐색하며 변동성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벤자민 코웬 가상자산 분석가는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 점유율) 추이를 볼 때 알트코인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6~12개월간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와 미국발 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 거시경제 악재도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비관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스위스블록 등 분석업체들은 최근 비트코인 급락 구간에서 알트코인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 점에 주목했다. 이는 수면 아래서 저가 매집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마이클 반 드 포프 분석가는 “현물 ETF 도입 이후 가상자산 시장은 전통적인 ‘4년 주기론’을 벗어나 복합적인 사이클로 진입했다”며 “단기적 고통이 따르더라도, 현재는 과거 사이클의 저점 구간과 유사한 환경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재축적(매집)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