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매출 60% 쑥…유통가 '차이나 특수'
입력
수정
지면A18
'한일령' 반사이익에 미소
다이소 강남, 알리 결제액 70%↑
CU 홍대·성수·명동도 매출 급증
백화점도 연말 유커 특수 기대
中, 일본산 화장품 제한 가능성
K뷰티 점유율 높아질지 주목
지난달 말 서울 다이소 명동역점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마오신 씨(28)는 “(대만 유사시 군사적 개입을 거론한 일본이)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당분간 일본에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과 함께 중·일 갈등 여파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자 한국 유통·소비재 기업이 ‘차이나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마오 씨를 만난 날 다이소 명동역점 1층 계산대에는 오전 10시에 이미 1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줄을 서 있었다.
◇중국인 몰려들자 ‘함박웃음’
1일 다이소에 따르면 중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강남 본점의 지난달 알리페이 결제액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허용 직전인 9월보다 7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다이소 명동 본점에서도 10% 넘게 늘어났다.다이소뿐만이 아니다. K패션 의류가 몰려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의 지난달 중국인 결제액도 두 달 전보다 62% 증가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서 최근 70%까지 상승했다”며 “중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지도 앱 ‘고덕 지도’에서도 매장 리뷰가 세 배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여행객이 자주 찾는 지역의 편의점과 백화점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편의점 CU의 명동, 홍대, 성수, 강남점에서 알리페이를 비롯해 위챗페이, 인롄페이 등 중국 전자결제 시스템을 통한 결제액은 두 달 새 107.4% 급증했다. 중국인 방문객이 크게 증가하자 CU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한손한끼’ 등의 물량을 급하게 늘리고 있다. 백화점업계도 연말 특수에 중국인 유입까지 이어지면서 4분기 실적 호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여행 무비자 정책과 중·일 갈등에 더해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까지 두 달간 5% 이상 떨어지면서 한국이 중국인에게 매력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中, 日 화장품 수입 금지하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 발언 취소 거부에 중국 정부는 대일 보복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여행·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일본산 화장품 수입을 제한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K뷰티 기업 사이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 이유다. 중국의 일본산 뷰티 제품 수입 제한 조치 가능성이 나온 지난달 20일 대비 28일 한국의 색조화장품 전문 업체 삐아 주가는 6.5% 올랐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일본 점유율은 19%, 한국은 13% 정도다.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늘어나는 건 분명히 긍정적이지만 고가 제품을 대량으로 사들이던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소이/ 이선아 기자 clai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