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수직으로 확장"…도시효율 강조한 빅 디벨로퍼

부동산 프리즘

개발협회 20주년 콘퍼런스
쿠슈너·모리·엠디엠 등 참석
"수평적 확장→콤팩트시티"
주거와 업무, 녹지, 문화 등 기능이 한데 어우러진 ‘고층 복합개발’이 미래 도시의 키워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서울처럼 새 건물을 지을 땅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수평적 확장이 아니라 ‘콤팩트 시티(압축 도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일본 대표 디벨로퍼(시행사)인 모리빌딩의 모리 히로오 부사장은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창립 20주년 기념 ‘글로벌 디벨로퍼 콘퍼런스’에 참석해 ‘버티컬 가든시티’(수직 정원도시)라는 개발 철학을 소개했다. 모리빌딩은 이 콘셉트를 적용해 아자부다이힐스와 롯폰기힐스, 도라노몬힐스 등 도쿄의 대표적 랜드마크 건물을 지었다. 직장과 주거, 여가 등 ‘직주락’을 한 공간에 담은 복합단지라는 게 공통점이다. 모리 부사장은 “압축적으로 고층 개발을 하면 토지 면적의 70%를 녹지 공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1세대 디벨로퍼인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은 “과거 고도 성장기엔 신도시 건설 등으로 도시를 확장해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했지만 지금은 확장 개발에 한계가 있다”며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에 주거와 문화, 공공 서비스 등을 고밀도로 집약한 콤팩트 시티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엠디엠그룹은 첨단 오피스와 문화·상업시설이 결합한 서울 서초구 서리풀 복합개발, 여러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3세대 교류형 시니어타운인 경기 의왕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대형 디벨로퍼 쿠슈너컴퍼니의 경영을 총괄하는 니콜 쿠슈너 마이어는 “뉴저지와 플로리다 등 지역에서 다세대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개발할 때) 입지가 가장 중요하고 지역사회와의 통합, 수준 높은 라이프스타일 등을 제공하는 것도 중시하고 있다”고 했다. 쿠슈너컴퍼니는 미국에서 약 2만7000가구 주택을 공급했다. 네덜란드 디벨로퍼 엣지의 세실 바브콕 자산배분 대표는 “다국적기업 다수가 ‘넷제로’(탄소중립) 목표치를 갖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한 빌딩을 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국내 개발업계의 ‘다음 20년’을 준비하는 비전 선포식도 열렸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 연구개발(R&D)·데이터 기반 산업 혁신, 금융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체계 확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도시개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디벨로퍼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새 기업이미지(CI)를 공개했다. 협회 내 정책연구실을 독립 연구기관으로 확대한 ‘한국부동산개발산업연구원’도 출범했다.

이인혁/강영연 기자 twopeople@hankyung.com